"이 정도면 됐다. 환자들이 기다린다"…전공의 내에서도 파업 중단 목소리

기사등록 2020/08/30 19:51:45

"정책 만드는데 의사 허락 받아야 하나?"

"의사는 노동자이자 이해 당사자의 하나"

"의료 정책에 의사 의견 중요하다는 점 알렸다"

"정부·의료계, 조속한 합의 통해 파업 끝내달라"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전공의들의 파업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 중단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내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하는 전공의'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한 전공의는 지난 29일 페이스북 계정에 '이 정도면 됐습니다'라는 기고문을 올려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

일하는 전공의는 "국민들은 과연 의료와 관련된 정책을 만드는 데에 있어 의사의 허락을 받는 것에 동의할까"라며 "의대 정원을 늘리고 공공 의대를 설립하는 것에 의사들의 허락을 받는 것이 옳은 일일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의사는 의료 환경 일선에서 일하는 노동자이자 이해 당사자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며 "의사가 의료 정책에 대해 일반 국민보다 조금 더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회 전체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의사 수를 늘리거나 의대를 설립할 때 의사의 의견을 중요하게 참고하는 것을 넘어 허락이 필요하다는 것에 모두가 동의할까"라고 지적했다.

또 "의사들은 그런 상황을 바라지만 그럴 수는 없을 것"이라며 "'어떤 정책을 정할 때 해당 정책과 관련된 이익 단체 혹은 관련 단체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라는 말에 모두가 동의하는가? 아닐 것이라 믿는다"고 언급했다.

일하는 전공의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며 "의료와 관련된 정책을 수립하는 데에 의사의 의견이 중요한 것이 맞고, 파업을 통해 이를 국민에게 알렸다. 정부를 설득해 ‘협의’하겠다는 말도 얻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를 통해 어떠한 결론이 날지 모르지만 의사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정부는 알게 됐을 것"이라며 "‘4대 악' 정책에 제동을 걸었고 앞으로 나올 의료 관련 정책에서도 의사의 의견이 중요할 것임을 충분히 알렸다. 앞으로 정부는 결코 의사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대전협 및 의협에 요청한다"며 "조속한 합의를 통해 파업을 마무리해달라. 확실한 목표를 바탕으로 협상에 임해 파업을 멈춰 달라. 파업의 끝이 요원하다. 환자들이 기다린다. 여론은 차가워진다. 하루빨리 파업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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