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 감사위원 임명 지연에 "제 추천 때문 아냐"

기사등록 2020/08/24 17:22:51

청와대·감사원 1명씩 추천, 검증은 1명만 통과

"감사원장이 인사권 너무 제약" 백혜련 지적에

"감사위원 제청이란 헌법상 책무 위해 노력 중"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 전 마스크를 벗고 있다.2020.08.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은 4개월째 공석인 감사위원 제청이 늦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 "제가 추천했던 사람 때문에 지연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감사위원 제청이 늦어지는 데 문제를 제기하자 이같이 답했다.

백 의원은 "청와대에서 요청한 분이 있는데 제청이 안 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 감사원장이 추천한 분은 부동산 문제로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알고 있다"며 "그렇다면 청와대 인사권을 존중해서라도 빠른 시일 안에 감사위원을 제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최 원장은 "감사원장도 1명을 추천했으면 좋겠다는 (청와대) 의견이 있어서 제가 추천한 것은 맞고, 검증에 있어서 문제가 있었던 것도 맞다"며 "그러나 제가 추천했던 사람 때문에 지금 감사위원 (임명)이 지연되는 것은 전혀 아니고 이미 검증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닌 상태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백 의원은 "두 분이 (검증을) 통과했으면 두 분 중에 감사원장이 제청의 당사자를 정할 수 있겠지만, 감사원장이 추천한 분이 검증에 떨어졌으면 인사권자의 의사를 존중해서 제청해야 되는 것이 맞지 않겠냐"며 "너무 인사권에 대한 제약을 감사원장이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고 재차 밝혔다.

최 원장은 "(감사위원을) 감사원장의 제청에 의해서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도록 돼 있는 헌법의 조항은 감사원장에게 감사원의 적극적인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을 제청하라는 감사원장에게 주어진 헌법상 책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저에게 맡겨진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여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 4월 퇴임한 이준호 전 감사위원의 후임으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낙점하고 최 원장에게 제청을 요구했으나 최 원장은 '친여 인사'라는 이유로 여러차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은 판사 시절 함께 근무한 현직 판사 A씨를 감사위원으로 제청했지만 청와대는 다주택 문제 등으로 부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위원회는 감사 결과를 최종 확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는 의결기구다. 감사원장을 포함한 총 7명의 위원들로 구성되며 현재 1석이 공석이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감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신임 감사위원 임명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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