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서 의식 잃어…독극물 테러 의심
22일 오전 독일 베를린 공항 착륙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나발니를 태운 비행기가 오전 독일 베를린 공항에 착륙했다. 이송을 추진한 독일의 인권단체 시네마평화재단 관계자 자카 비질지는 나발리가 베를린에 있다고 확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나발니는 지난 20일 모스크바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의식을 잃었다. 출발 전 마신 차에 독성 물질이 들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항공기가 옴스크에 긴급 착륙한 이후 그는 현지 병원으로 옮겨졌다.
국제사회는 그가 러시아 당국의 독극물 테러를 당했다고 의심했으며, 시네마평화재단은 그를 데려오겠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그가 비행기에 탈 상태가 아니라며 이송 제안을 거부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의료진은 비행하기에 안정적인 상태가 됐다고 말을 바꿨다.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의사들은 독살 시도의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의료진은 대사장애가 원인일 가능성이 크며 혈당 저하가 의식을 잃게 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아시코민은 그가 항상 건강했으며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왔다고 반박했다. 또 평소 질병을 앓고 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서양의 독성 물질 전문가들은 러시아 측이 독성 물질이 원인일 가능성을 그렇게 빨리 배제한 데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나발니의 지지자들은 러시아 당국이 의료진을 압박해 독살 시도의 증거가 사라질 때까지 시간을 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번에 이송이 허용된 건 국제사회 압박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을 가장 맹렬하게 비판해온 야당 인사로 꼽힌다. 2017년에는 남성 여러명이 던진 소독용 염소를 맞고 눈에 화상을 입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나발니에게 필요한 모든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러시아 당국이 이송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나발니 이송을 러시아 정부에 촉구해달라는 지지자들의 요청과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당국이 이송을 막으려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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