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캔 구호식품으로 재조명…전세계적으로 '불티'

기사등록 2020/08/21 14:43:06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구호식품의 대명사인 참치캔이 전세계적으로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21일 시장 조사 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국내 참치캔 매출액(선물세트 제외)은 전년 동기 대비 18.2% 늘었다.

품목 별로는 일반 라이트스탠다드가 17.9%, 고추참치 등 가미참치가 15.7% 증가했다. 경로별로는 할인점 경로가 20.5%, 개인슈퍼가 17.4% 증가했다. 기간으로는 코로나19가 가장 이슈가 됐던 3월 성장세가 31.3%로 가장 두드러졌다.

또 참치캔은 국내 코로나19 재난구호 품목에 필수 항목으로 포함되며 방역을 위해 일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과 코로나19 취약계층의 지원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급되고 있다.

참치캔의 수요는 미국에서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유통업체 코스트코는 미국 매장에서 한동안 고객 1명이 살 수 있는 참치캔 수량에 제한을 두는 등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지난 5월부터 참치캔 매출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실제로 미국 내 참치캔 및 참치 파우치 매출은 AC닐슨 기준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29.6% 성장했고, 미국 참치캔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스타키스트는 같은 기간 매출액이 17.47% 성장했다.

특히 동원산업의 자회사 스타키스트는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폐쇄로 참치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물밀듯 밀려오는 생산 주문에 공장 설비도 한때 고장이 나 전세기까지 띄워 부품을 공수했을 정도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수요 증가 배경과 관련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위기감이 전세계적으로 고조되면서 저렴한 단백질 공급원인 참치캔이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5온스(약 142g)짜리 참치캔의 가격은 1달러 수준이다.

참치캔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된 2017년 허리케인 '하비' 재난 당시에도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하비는 당시 텍사스주를 포함한 미국 남부를 강타해 최대 강우량 130cm 이상의 폭우를 쏟아내며 40만 명의 이재민과 2000억 달러에 달하는 재산 피해를 야기했다.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재해 이후 공개한 지역별 상품 판매 추이 자료에 따르면 피해지역에서 참치캔은 평상시 대비 3배 이상의 판매량 증가를 보이며 1달간 1000만 달러 이상 판매됐다. 판매된 참치캔은 학교, 마을회관, 교회, 문화센터 등 임시 대피소에 이재민들을 위한 비상식량으로 제공됐다.

참치캔이 재난위기 상황에 크게 주목 받는 이유는 참치캔이 구호식품이 가져야 할 필수적인 요소들을 갖춘 식품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호식품은 오랫동안 식품을 보존할 수 있는 안정성과 함께 신체가 꼭 필요로 하는 영양소들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부합하면서도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식품이 바로 참치캔이다.

참치캔은 고온에 멸균된 식품이어서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상온에서 유통기한이 7년에 달할 정도로 장기간 보존 능력이 뛰어나다.

참치는 영양학적으로 대표적인 고단백 식품으로 꼽힌다. 전체 영양 성분의 27.4%가 단백질로, 생선 가운데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다. 돼지고기(19.7%), 쇠고기(18.1%), 닭고기(17.3%) 등 육류와 비교해도 단백질 함량이 더 많다. 또 참치캔의 열량은 150g 기준 약 300Kcal에 이른다.

참치에는 혈압을 안정시키는 오메가-3 지방산을 비롯해 뇌세포 형성에 기여하는 DHA와 EPA, 심혈관을 튼튼히 하는 타우린, 간 건강에 도움을 주는 메티오닌 등의 영양소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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