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與, 코로나 재확산 특정인과 야당에 물타기…졸렬"

기사등록 2020/08/20 09:35:00

"청와대와 정부의 안일함 역시 책임 못 벗어나"

"文대통령, 치적 홍보에 급급해 국민 무장해제"

"남 탓 그만두고 개각과 청와대 개편안 내놓길"

"김원웅, 분열과 갈등의 공간으로 돌려놓으려 해"

"與, 부끄러운 짓 하려면 당사 DJ 사진 내려라"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8.20.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성진 문광호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일 더불어민주당이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미래통합당을 싸잡아 공격하는 것에 대해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의 원인을 특정인과 야당을 연계시켜 코로나 확산과 정책 실패의 책임을 함께 물 타기하고 떠넘기려는 여당의 태도는 참으로 졸렬하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재확산의 원인을 두고 여야 정치권의 논란이 많다. 이것이 과연 올바른 자세인가"라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여당의 통합당에 대한 비판은 '남 탓'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안 대표는 "광화문 집회가 개인과 특정 집단 차원의 문제였다면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청와대와 정부의 안일함 역시 책임과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대통령은 7월20일 섣불리 종식 이야기를 했고 정부는 8월 초 일부 병원에 코로나19 전용 병상을 대폭 감축하도록 하고 몇몇 감염병 전문병원의 지정도 취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비 진작 한다고 새 임시공휴일을 지정해 연휴를 만들고 외식, 공연 쿠폰을 뿌렸다. 이것은 한마디로 더 이상의 코로나19 대유행은 없을 테니 예전으로 돌아가라는 말 아니겠나"라며 "대통령과 정부는 치적 홍보에 급급해 코로나19 앞에 의료진과 국민들을 무장해제시킨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바로 한주 앞도 내다보지 못한 근시안적 조치로 정부는 갈팡질팡, 현장은 우왕좌왕, 국민은 불안불안한 대혼란을 자초했다"며 "아무리 대통령이 남 탓으로 돌리고 여당 원내대표가 분노의 양념을 퍼부을 좌표를 찍어서 선동해도 청와대와 정부의 무능함과 무책임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또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촉구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달린 방역 문제를 치적 홍보에 이용하는 삼류정치를 당장 중단하라. 악화된 사태의 책임을 남 탓으로 돌려 정권의 위기를 돌파하려는 비겁한 태도도 당장 거두어들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공은 가로채고 과는 남 탓하고 비판에는 민감해서 파르르 떠는 국정태도는 이제 버리라"며 "왜 넉 달 만에 지지율이 반 토막 났는지 냉정히 돌아보고 하루 속히 전면 개각과 청와대 개편을 포함한 국정쇄신 방안을 내놓기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단언컨대, 위기 극복의 길은 국민통합과 협치에 있다"며 "내 생각만 고집하지 말고 국민의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며 절충점을 찾고 야당에 손을 내밀어 협치를 실천할 때, 문제해결의 열쇠가 보일 것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머지않아 대통령의 리더십이 안 보인다는 지적과 함께 레임덕이 정권의 문턱을 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8.20. bluesoda@newsis.com
안 대표는 지난 15일 광복절 기념사와 여권의 반응에 대해서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국민통합의 중심이 돼야 할 광복회장이 산업화와 민주화의 75년 역사를 순식간에 삭제시키고, 대한민국을 분열과 갈등의 해방 공간으로 돌려놓으려 했다. 그리고 여당은 여기에 맞장구를 쳤다"며 "청와대와 여당은 광복회장 발언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라고 물었다.

이어 이낙연 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그 정도 발언은 할 수 있다는 여당 차기 주자의 생각이 여권 전체의 생각인가"라며 "선동과 편 가르기로, 분열과 갈등으로 권력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역사를 입에 담고 민주주의를 내세울 자격이 없다"고 전했다.

안 대표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에서 '민족주의는 민주적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대외적으로 독립과 공존을 양립시킬 수 있고 대내적으로 통합과 다양성을 병행시킬 수 있다', '경쟁에는 형제적 경쟁과 적대적 경쟁이 있다' 등의 내용을 인용하며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확고한 김대중 대통령이 계셨다면 군사정권에 부역하다가 뻔뻔하게 친일몰이에 나서는 사람이 광복회장이 될 수 있었겠나"라고 질책했다.

이어 "민주당이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당이라면 김대중 대통령의 ‘행동하는 양심’의 명령을 따르고자 한다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역사를 후퇴시키는 이런 부끄러운 짓을 당장 그만두기 바란다"며 "그렇게 못 하겠다면 당사에 걸린 고 김대중 대통령님의 사진을 내리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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