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칭 '미래를 위한 기억에 함께 하는 사람들' 구성
신진연구자·문화·위안부 활동가 등 비공개 간담회
"위안부 운동, 보편적 여성인권·평화의제로 확장"
민간분야 위안부 운동에서 최근 논란에 시달렸던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대신 정부, 공공재단, 다른 민간단체의 역할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지 주목을 끈다.
여가부는 13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 정책 협의체를 꾸리기 위한 민간 전문가 간담회를 비공개로 5차례 진행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신진 연구자들이 주로 참석했으며, 문화예술계 활동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가칭 '미래를 위한 기억에 함께 하는 사람들'로 붙여진 협의체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지속적 연구·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연구 결과의 접근성 향상과 함께 여성 인권과 평화라는 보편가치 증진을 위한 공공외교 강화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정옥 장관은 "‘위안부’ 문제를 보다 보편적 여성인권과 평화 의제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더 많은 시민과 전문가들과 함께 하는 개방적 방식으로 미래를 위한 기억과 기념활동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논란에 역사왜곡 등으로 위안부 운동이 흔들리면서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국가나 국회에 법률안이 발의된 여성인권평화재단 등을 통해 운동의 중심 축을 되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상황이다.
황윤정 여가부 권익증진국장은 "여러 요구를 듣고 있으니 경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본다는 취지"라며 "여성인권평화재단 등 정책에 녹여나가기 위해 의견을 듣는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황 국장은 "협의체 명칭에서처럼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든 분야에서 폭넓게 의견을 듣는 게 필요하다는 게 여가부의 기본 방향"이라며 "어떤 단체에 대표성을 두지는 않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여가부는 간담회에 참석한 활동가, 연구자들이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여가부 관계자는 "참석자들이 공개를 원치 않았고, 아직 정책 협의체 방향이 구체화되지 않아 밝히기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여가부는 오는 14일 오전 10시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 내 피해자 추모비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림의 날의 의미를 강조하는 영상 메세지를 보낼 예정이다.
올해 주제는 '미래를 위한 기억 : 증언과 응답'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과 역사를 소개하고, 피해와 아픔의 역사를 미래 세대가 기억하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겠다는 내용의 영상 등이 상영된다.
여가부는 이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시민단체 및 학계 전문가, 국가 주요인사, 청소년 등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석 여부가 관심인 이용수 할머니에 대해서 여가부 관계자는 "아직 참석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 정의연 이사장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여가부는 오는 14일 기림의 날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소 주관으로 디지털 자료저장소 '아카이브 814'(www.archive814.or.kr)를 개관하고 대국민 서비스를 개시한다.
아카이브는 전쟁 당시 연합군이 작성한 자료부터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과 관련된 자료까지 포괄적인 자료를 제공하며, 단순한 자료 제공에 그치지 않고 자료별로 간략한 해설을 달았다.
일본정부(일본군) 공문서 171건, 재판자료 18건, 일본군‘위안부’ 운동자료 17건, 국제기구 및 국제사회 자료 34건, 국내외 결의안 및 일본정부 견해 자료 283건, 언론자료 3건을 포함, 총 526건의 디지털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소는 해당 아카이브가 ‘위안부’ 역사 기록물의 체계적 수집·가공·공유를 통해 축적된 공공 지식 인프라이자, 관심 있는 사람들 간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허브로 기능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