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들 신기 무서워요" 무지외반증, 예방과 치료법은

기사등록 2020/08/13 12:00:00

여름철 병원 찾는 환자 늘어나

하이힐은 주 3회…폭 넓은 신발 도움

'녹는 핀' 교정술 환자 만족도 높아

[서울=뉴시스] 무지외반증 환자의 발. (사진=힘찬병원 제공). 2020.08.11. hong1987@newsis.com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30대 직장인 이미경씨는 여름만 되면 말 못할 고민에 빠진다. 이씨는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는 무지외반증 환자인데 여름철에 샌들이나 슬리퍼를 신을 때마다 남들이 자신의 발을 보는 것만 같아 신경 쓰이기 때문이다.

이씨는 "하이힐을 신거나 폭이 좁은 신발을 신고 나가는 날에는 발이 너무 아프고 저리기도 한다"며 "신발을 살 때에도 무지외반증 때문에 볼이 넓은 신발을 찾아 헤매기 일쑤"라고 토로했다.

무지외반증의 원인은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선천적으로는 평발, 넓적한 발, 유연한 발 등 유전적으로 타고난 경우다. 최근에는 후천적인 요인이 더욱 주목받는 추세다. 하이힐 등 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자주 신는 경우에 잘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평소보다 발을 노출할 일이 많아져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늘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무지외반증으로 병원을 찾은 월 평균 환자 수는 8474명인데 반해 7~8월 평균 환자 수는 이보다 약 10% 가량 많은 9330명이었다.

무지외반증으로 발가락이 휘게 되면 돌출된 부위가 신발의 자극을 지속적으로 받게 돼 염증과 통증이 발생한다.

또한 엄지발가락의 변형으로 체중을 지탱해주는 기능을 상실하면 두 번째, 세 번째 발가락에 더 큰 힘이 실리게 돼 다른 발가락의 변형까지 유발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통증이나 휘어진 정도에 따라 보조기, 특수 신발 착용 등 보존적 요법을 먼저 시행한다. 보존적 치료를 6개월 이상 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계속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때는 수술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이홍섭 노원을지대병원 족부족관절정형외과 교수는 "구두 굽이 3cm 이상이면 발에 무리가 오고 특히 하이힐은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엄지발가락에 압력이 집중 된다"며 "발전체에 골고루 가해져야 할 압력이 한 곳에 집중적으로 가해지면서 염증과 굳은살이 생기고, 더 심해지면 발가락 관절이 붓는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발가락뼈를 둘러싸고 있는 관절막 주변에 염증이 생기면 엄지발가락이 변형되는 무지외반증으로 발전한다"며 "무지외반증이 있다면 하이힐 착용은 주 3회로 제한하고, 굽이 높더라도 신발 앞폭이 넓은 것을 선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무지외반증으로 인한 고통이 심해 수술을 선택한다면 보통 돌출된 뼈를 깎아내고 휘어진 각을 교정해 핀이나 나사로 고정하는 교정술을 받게 된다.

보통 수술 후 6~8주 후에 뼈를 고정하기 위해 삽입한 핀이나 나사를 제거하는 2차 수술을 해야한다.

수술 시간은 20~30분 정도로 짧은 편이고 수술 후 3일 이내 퇴원할 수 있지만 두 번의 수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환자에게 비용이나 심리적인 면에서 이중부담으로 작용한다.

이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체내에서 녹는 생체 흡수성 성분(Biodegradable Poly L-Lactic Acid)의 핀을 활용함으로써 2차 수술 없이 한 번의 수술로 무지외반증을 교정할 수 있는 녹는 핀 교정술이 시행되고 있다.

녹는 핀 교정술은 금속 고정물 대신 체내에서 녹는 성분의 고정물로 수술을 진행해 추후 고정물을 제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진호선 목동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원장은 "녹는 핀은 뼈가 붙는 데 필요한 기간인 24주 후부터 체내에 흡수되기 시작하는데 불유합이나 부정유합 등으로 2차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며 "핀 제거를 위한 2차 수술을 하지 않아 추가 병원비와 수술에 대한 심적 부담을 줄일 수 있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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