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조사단 베이루트행…"국제적이고 공개적이고 투명한 조사 필요"
조만간 국제원조회의 소집…원조는 정부가 아닌 현장에 직접 제공
레바논 대통령에게 개혁 압박…"신뢰와 희망 재건 중요" 직설
6일 프랑스 AFP통신과 레바논 국영 NNA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레바논 베이루트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숨겨져 있는 진실과 제기되는 의문을 밝히기 위해서는 국제적이고, 공개적이고,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조사관들이 베이루트로 가고 있는 중"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베이루트에 도착하기 전 언론에 구색구조대와 진상조사단이 동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AFP는 마크롱 대통령이 레바논 안팎에서 제기되는 독립적인 조사 요구에 호응했다고 전했다.
지난 4일 베이루트 도심과 인접한 항만 창고에서 질산암모늄 2750t이 폭발해 사망자 100여명과 부상자 5000명, 이재민 30만명이 발생했다. 레바논 당국은 지난 2014년부터 고위험성 폭발위험성을 인지하고도 이를 방치해온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받고 있다.
친(親)헤즈볼라 성향인 미셸 아운 대통령과 하산 디아브 총리 등은 투명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공약했다. 당국이 5일 진상조사위를 출범했만 희생자 유가족들은 진상조사위원 대부분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고위 관료라는 이유로 국제사회의 조사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현 정권과 정(政敵) 관계인 사드 하리리 전(前) 총리가 이끄는 수니파 연합 '미래운동(Future Movement)'도 성역 없는 진상조사를 촉구하면서 투명성 보장을 위해 국제사회에 조사 참여를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베이루트 폭발 참사 수습을 위해 "조만간 레바논을 위한 국제원조회의가 열릴 것"이라고도 예고했다. 국제원조회의에는 프랑스와 미국, 세계은행, 유럽연합 등 레바논을 지지하는 국가들이 참여할 예정으로 의약품과 식량, 주택 등을 공급하기 위한 자금 모집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마크롱 대통령은 레바논 당국의 만연한 부패와 시민사회의 직접 지원 요구를 감안한 듯 "원조는 현장의 수요자와 구호단체 등에게 직접 전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레바논 정치권에 정치와 경제 개혁, 부패 척결에 나설 것도 압박했다. 레바논은 지난 3월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지원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답보 상태다. AFP는 레바논 정치권이 IMF가 요구한 개혁안을 수용하는 것에 소극적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새로운 정치질서가 세워져야 한다.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도 촉구했다.
그는 "나는 아운 대통령에게 신뢰와 희망을 재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나는 레바논 지도자들에게 솔직하게 말했다. 내 질문에 투명한 답변을 기다리겠다. 나는 다음달 1일 다시 레바논에 올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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