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서 "비정상결합이니 '트렌스젠더 원소'"…인권위 "혐오"

기사등록 2020/08/04 12:00:00

인권위·시도교육감협의회 혐오표현 대응서 배포

"혐오표현 퍼지면 사람들이 그런 생각 당연시해"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김치녀, 성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최근 우리 사회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혐오표현에 대한 대응안내서와 실천 행동 포스터를 전국 초중등학교에 배포했다.

4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함께 혐오표현 대응안내서 및 해설서, 실천 행동 포스터 등을 제작해 전국 1만2000여곳의 초·중등학교, 교육연구원 및 연수원 등에 배포했다.

혐오표현은 성별, 장애, 종교, 나이, 출신지역, 인종, 성적지향 등 특정한 속성을 이유로, 그런 속성을 가진 개인이나 집단에 대해 모욕, 비하 등을 하거나 차별은 당연하다고 부추기는 말과 행동을 의미한다.

인권위가 제시한 사례를 보면 성별을 기준으로 '김치녀, 쿵쾅이, 성괴', 나이를 기준으로 '급식충, 뜰탁충' 등이 있다. 또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을 기준으로 '게이냐?, 호모새끼, 게이·레즈같다'는 표현도 있다.

수업시간에 한 화학 교사가 "이 원소들은 비정상적으로 결합하니까 트랜스젠더 원소라고 부르지"라고 말한 경우도 있었다.

또 전체조회시간에 교장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이주노동자들이랑 같이 공장에서 힘든 일을 하게 된다"고 말한 사례도 있었다.
안내서는 "혐오표현들이 아무런 비판 없이 퍼져 나간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당연시하게 된다"며 "그 결과 사람들의 차별의식은 더 깊어지고 혐오표현의 대상이 되는 사회적 소수자들은 더욱 불안하고 불평등한 환경에서 살아가게 된다"고 했다.

한편 인권위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5월28일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평등실천, 혐오표현 대응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는 학교도 혐오표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민주주의, 지속가능한 포용사회, 평등을 발전시킬 사회적 의무를 지닌 학교가 앞장 서서 인간의 존엄과 평등의 가치를 배우고 실천한다는 내용이다.

인권위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협의해 현재 개발 중인 혐오표현 초중등 교안 및 혐오표현 예방 캠페인 영상과 만화를 전국 초중등학교 및 교육기관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8월 중 배포할 계획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혐오가 확산되고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교육공동체의 공동선언과 그에 따른 후속사업은 가정, 학교, 일터 등, 가깝고 작지만 어떤 한 사람의 전부일 수 있는 곳에서 보편적 인권의 시작을 확인하고 실천하는 일"이라며, "앞으로도 인권위와 제8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17개 전국 시도교육청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인권존중 학교를 위한 평등실천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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