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여가위 개의…여야 한목소리로 여가부 질타
권인숙 "시 현장점검도 늦은 결정…점검보고서 내라"
김정재 "성추행 가정하고 전화하니 근무 부서 물어"
김미애, 이정옥 장관에 "권력형 성범죄가 맞나" 질문
최연숙 "여가부 폐지 청원, 여가부가 빌미를 준 것"
이날 여가위 전체회의에서는 여당에서도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 관련 피해자의 2차 피해에 대한 여가부 차원의 대책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여가위 민주당 간사인 권인숙 의원은 "여가부는 연구기관이 아니다"라며 "2018년 각 계층에서 나온 성범죄 징계를 받은 공무원이 매년 늘어난다. 게다가 안희정 오거돈처럼 정치 지형을 뒤흔든 대형 사건은 신속히 조직점검 결과를 내 재발방지책을 냈어야 한다. 그랬다면 다른 지방자치단체장을 포함한 공직사회 성범죄 예방 효과를 거두지 않았을까"라고 물었다.
이에 이 장관이 "(효과를) 거두었다"고 답하자 권 의원은 발끈하며 "거두었다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 그 다음에 오거돈 사건도 있었고 박원순 사건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여가부가 성비위 노하우도 쌓았는데 이걸 가지고 있음에도 왜 매번 신속히 대처 못하는지 국민이 거기에 분노하는 것"이라며 "서울시 현장점검 나간 것도 굉장히 늦은 결정이었다는 것을 (장관도) 인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가부는 양성평등기본법에 근거, 지난달 28~29일 서울시의 성희롱·성폭력 방지조치에 대한 현장점검을 서면자료 확인과 심층면담 방식으로 실시했다. 박 전 시장이 사망한 지 20일 만이었다.
권 의원은 또 "여가부가 즉각 (성비위를) 특별점검해야 하고 그것이 임무에 포함된다"며 "지금이라도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으로 이어진 선출직 지자체장들의 성비위 사건 특별점검 결과보고서를 내고 고위공직자 성비위를 차단할 강력하고 엄중한 개선대책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박 시장 사건은 저도 참담하게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2차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데 여가부에서 2차 피해에 대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나"라고 물었다.
이 장관은 "여성폭력방지 기본법 3조에 의거해 2차 피해의 개념 규정도 하고 유형도 설정했다. (성폭력) 방지 교육도 수사업무담당자나 업무책임자에게 (하고 있다)"고 답했다.
같은 당 이수진 의원은 "시스템이 작동 못한 문제가 있었다"며 "서울시 성폭력 매뉴얼 2018에 따르면 사건 신고가 되면 시민인권보호관이 조사하도록 돼있는데 조직도를 확인하면 보호관의 상위조직은 정무 부시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시장은 시장이 직접 영입하는 별정직 공무원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결과적으로 권한이 기관장이 직접 속하게 해서 기관장에 대해서는 신고할 수도 실효성 조사도 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통합당 의원들은 오전 여가위 전체회의 개의 직후 의사진행발언과 자료 제출 요청 등을 통해 여가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여가위 통합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대한민국 제2의 권력자 서울시장에 의한 희대의 성추행 사건이 있은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다"며 "가해자의 극단적 선택으로 모든 것이 잊히고 덮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원순의 빈소에는 대통령의 조화를 시작으로 여당 대표를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이 줄줄이 이어졌다"며 "그나마 정부와 여당은 여론에 등떠밀려 형식적 사과에 나섰지만 대통령만큼은 여전히 묵묵부답 아무런 입장조차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사한 성폭력·성추행의 악몽의 기억을 안고 사는 수많은 대한민국의 피해자의 심경은 어떻겠나"라며 "최측근들이라고 하는 6층 사람들은 피해자의 절규를 4년에 걸쳐 묵인하고 방조했다. 도대체 어떠한 이유와 방법으로 묵인하고 방조했는지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여가부 장관을 향한 질의에서도 "제가 서울시에서 (일하면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생각했을 때를 상상해봤다. 고충처리, 상담, 어디에다 신고할지 모르겠다"며 "고충 처리 담당원에 전화했더니 여성 인권 담당자에게 전화하라고 했다. 굉장히 복잡하다. '어느 부처에서 근무하냐' 물었다. (답하면) 신원이 밝혀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가부의 존재 이유는 여성, 청소년,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는 것"이라며 "장관의 사과를 요구하려고 했는데 (앞선) 질의를 보며 사과가 아닌 사퇴해야 할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가부가 아니라) 성범죄 은폐부, 방조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미애 의원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박 전 시장의 사건이 권력형 성범죄가 맞는지를 거듭 물었다.
김 의원은 "여가부가 여성 인권과 성평등에 무책임해 존재의 가치를 잃었다는 시각이 있다"며 "오거돈 사건 때는 침묵했고 박원순 사건 때는 사건보고도 5일 만에 했다. 고 박원순 전 시장과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은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가 맞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 장관은 "아직 수사 중인 사건"이라며 "더 이상 2차 피해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죄명을 규정하는 것은 저의 위치상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그러니까 피해호소인이라는 말이 나온다"라며 "장관 태도가 그러니까 그렇다"고 질타했다.
이어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며 강한 의지를 가진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장 대표적인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입장표명을 건의하겠나"라고 묻기도 했다.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도 "여성가족부 폐지 청원은 최근 여가부의 모습이 빌미를 줬다고 생각이 든다"며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 정의연 사건, 박원순 서울시장 사건, 외교관 성추행 사건 등에서 여성가족부가 침묵하고 정권의 눈치를 보는 등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 줬다. 여당가족부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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