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검, 한동훈 진정인 조사…몸싸움 사태 감찰 속도(종합)

기사등록 2020/07/31 16:58:25

'정진웅이 독직폭행' 감찰 요청 하루만

한동훈 "중앙지검이 명예훼손" 주장도

중앙지검·한동훈, 압수수색 영상 제출

[과천=뉴시스]박주성 기자 = 한동훈 검사장. 사진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맡고 있던 지난 1월10일 오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보직 변경 관련 신고를 위해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들어가는 모습. (자료=뉴시스DB). 2020.01.10.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희 김가윤 기자 = 서울고검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담당 부장검사에게 폭행 당했다고 주장하는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을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또 충돌 전후 상황에 대한 영상자료를 한 검사장과 수사팀에게 제출받아 검토에 들어가는 등 감찰에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고검은 전날 한 검사장을 불러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의 압수수색 상황에 대한 사실관계 등을 확인했다.

한 검사장 측은 지난 29일 서울고검에 독직폭행 혐의로 정진웅(52·29기) 부장검사를 고소하고, 감찰요청 진정서를 제출했다. 독직폭행이란 수사기관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을 체포하거나 폭행 등 가혹한 행위를 하는 것을 뜻한다.

서울고검은 고소장 및 감찰요청 진정서를 접수한 뒤 내부 검토를 거쳐 우선 감찰사건으로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고검은 이같은 결정을 내린 지 하루 만에 한 검사장에 대한 진정인 조사를 진행하며 감찰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서울고검은 한 검사장을 상대로 정 부장검사와의 충돌 상황 등 사실관계 전반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언유착' 의혹을 맡은 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 29일 오전 10시30분께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사무실에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카드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 과정에서 정 부장검사와 한 검사장이 물리적 마찰을 빚어 논란이 됐다.

한 검사장 측 설명에 따르면 한 검사장은 정 부장검사의 허락을 얻은 뒤 자신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려 했다. 그런데 한 검사장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풀려 하자 돌연 정 부장검사가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한다.

수사팀은 정반대 주장을 편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 검사장이 물리력을 동원한 방해 행위를 했고, 이를 제지하던 정 부장검사와 한 검사장이 함께 넘어졌다는 입장이다. 정 부장검사는 병원 치료를 받은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수사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한다. 대신 정 부장검사가 한 검사장을 무고 및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다.

반면 한 검사장 측은 추가로 서울고검에 "한 검사장이 물리적 방해 행위를 했다는 서울중앙지검의 공보가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고검은 한 검사장 측이 추가적으로 명예훼손 관련 고소장이나 수사요청서를 제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한 검사장은 진정인 조사를 받은 과정에서 이같은 요청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고검은 중앙지검과 한 검사장 측으로부터 압수수색 현장 녹화영상을 제출받아 검토에 들어갔다.

중앙지검은 수사팀 관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자체 진상조사를 진행했고, 전날 밤 서울고검에 결과를 보고했다. 압수수색 당시 수사팀이 촬영한 영상자료도 CD로 제작해 이날 오전 제출했다. 다만 문제의 충돌 장면은 녹화되지 않았는데, 중앙지검은 해당 장면이 없는 이유도 조사해 함께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검사장도 전날 조사 과정에서 보유한 영상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검사장이 제출한 영상에도 충돌 장면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 검사장 측은 "한 검사장이 항의하고 수사팀이 이를 부인하지 못하는 장면, 수사팀이 상황을 사실상 인정하는 장면, 압수수색에 참여한 수사팀 중 일부가 한 검사장에게 개인적으로 죄송하다는 뜻을 표시하는 장면, 정 부장검사를 제외한 나머지 수사팀이 자신들은 가담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장면 등이 모두 녹화돼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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