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입맛은 가라"···대세는 할매입맛

기사등록 2020/07/30 11:49:19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가수 청하(24)는 지난해 MBC TV 예능물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약밥, 모나카, 양갱 등을 즐겨 먹는 모습을 공개했다. 매니저는 "청하가 할머니 입맛"이라며 맞춤 간식을 준비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청할매'로 통할 정도다. 20대 초반인데 "혹시 나이를 속인거 아니냐"며 놀라는 이들이 많다.

요즘 식품업계는 '할매입맛'이 대세다. 주 소비층인 MZ세대들은 흑임자, 인절미, 쑥 등 전통재료를 활용한 간식과 음료를 찾아다니고 있다. '뉴트로' 바람이 불면서 과거 유행한 제품을 새롭게 즐기는 추세다. 지난해 마라, 흑당 등 맵고 단 제품에 열광하던 모습과 대조된다. '초딩, 아재입맛'에서 '할매 입맛'으로 변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CJ제일제당은 '할메니얼'을 겨냥해 '비비고 흑임자죽'을 내놓았다. 할메니얼은 할매와 밀레니얼 세대를 합친 신조어다. 건강 관련 관심이 증가하고, 복고 트렌드 확대로 MZ세대들이 흑임자, 쑥 등에 열광하는 현상을 반영했다. 검은깨와 약콩을 넣어 고소하면서도 달콤 짭짤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비비고 죽을 활용한 '아이스 디저트' 레시피도 선보인다. 여름철 색다르게 죽을 즐길 수 있는 법을 소개, 일상 속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집콕' 콘셉트로 비비고 흑임자·단호박·통단팥죽으로 만든 구슬팥빙수, 아이스바, 블랙큐브라떼, 쉐이크 등 종류도 다양하다.
빙그레는 아이스크림 '비비빅'에 할매입맛을 입혔다. 1975년 출시된 후 40년 넘게 사랑 받으며 스테디셀러에 오른 제품이다. 2018년 선보인 '비비빅 더 프라임 인절미'는 1년간 250만개 이상 팔렸다. 지난해 3월 선보인 '비비빅 더 프라임 흑임자'는 올해 4월까지 800만 개를 팔아치웠다. 흑임자 맛을 살려 담백하고 고소하며, 미니 찰떡을 넣어 쫀득쫀득한 식감을 살렸다. 인기에 힘입어 '비비빅 더 프라임 단호박'도 내놓았다. 단호박과 팥이 조화를 이뤄 구수한 맛을 낸다. 한국인 입맛에 익숙한 전통재료를 아이스크림으로 풀어 인기몰이 중이다.

카페 투썸플레이스도 전통재료 인기를 실감했다. '인절미 클라우드 생크림'과 '흑임자 튀일 생크림'은 지난 4월 출시 2주만에 약 6만 개가 팔렸다. 해당 기간 투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케이크 3·4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전체 케이크 품목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올랐다. 쑥라떼와 흑임자 카페라떼도 출시 한달 만에 총 판매량 20만 잔을 돌파했다.

전통 디저트인 떡과 서양 디저트인 케이크를 접목한 게 인기 요인이다. 인절미, 흑임자, 쑥 등 전통재료를 활용해 자극적이지 않은 달콤함을 냈다. 쫀득한 떡의 식감은 클래식하면서 세련된 맛을 더했다. 젊은층부터 중장년층까지 사로 잡은 비결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 관련 젊은층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할매입맛 제품들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분간 전통 식재료를 유행에 맞게 재해석한 상품들이 쏟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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