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회 인천지검장 "검찰 역할 위협받는다"
송삼현 남부지검장도 "검찰 왜이렇게 됐나"
윤석열 동기…최근 법무부에 사직서 제출해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인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같이 언급했다.
먼저 그는 "오랜 여행을 떠나갔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느낌"이라며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길이지만 그동안 함께 했던 분들과의 아름다운 추억 때문에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검찰에 대한 합리적 비판을 넘어 맹목적인 선동과 야유가 넘친다"며 "검찰의 본질적 기능과 역할이 위협받는 이 때에 무거운 숙제만을 후배들에게 남기고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지검장은 "구름 뒤에 빛나는 태양이 있고 짙은 어둠이 가시면 밝은 빛이 다가온다"면서 "함께 지혜를 모아 지금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검찰 본연의 모습을 찾아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에서 출간된 '명나라 때 있었던 일'이라는 책을 언급하며 자신의 검사 생활을 돌이켜보는 한편 '끝없이 지는 나뭇잎은 쓸쓸히 떨어지고'라는 두보의 시 구절을 인용하며 검찰에 대한 걱정을 내비쳤다.
그는 "마치 요즘 우리 검찰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는 듯하다"며 "내가 몸담고 사랑했던 우리 검찰이 오늘날 왜 이렇게 됐을까 생각하면 답답하고 먹먹한 느낌만 들 뿐"이라고 얘기했다.
송 지검장은 "인간의 욕망과 약점을 초월해 역사가 주는 교훈을 거울삼아 다시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시기가 오기를 기원한다"라며 "남아서 검찰을 지키는 동료, 후배 여러분들께서 더 큰 지혜를 발휘해 이 난국을 잘 헤쳐나가기를 기원한다"며 글을 마쳤다.
윤석열(60·23기) 검찰총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들은 최근 법무부에 사직원을 제출했다. 이들 전에는 김영대 서울고검장(57·22기)과 양부남 부산고검장(59·22기)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로써 현재 공석인 검사장 자리는 10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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