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 폐쇄 한나절 앞둔 미국 총영사관에서 차량들 빠져나가

기사등록 2020/07/26 21:40:48
[청두=AP/뉴시스]  26일 청두의 미국 영사관 앞에서 중국 경찰이 조끼 덧옷을 매만지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27일 오전(한국시간) 내에 철수해야 되는 중국 청두 소재 미국 영사관에서 26일 낮 외교관 번호판의 차량과 트럭들이 여러 대 빠져나갔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쓰촨성 성도 주민들 여러 명이 총영사관 앞에서 셀피와 사진을 찍느라 인도를 막아서기도 했다. 한 어린 소년이 조그만 중국 국기를 들고 건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다 평복의 공안에게 손짓으로 쫓겨났다. 외국 언론 카메라들이 이 장면을 찍어댔다.

중국 경찰은 미 영사관 앞의 거리와 인도를 막았으며 맞은편 보도를 따라 금속 방책을 둘렀다.

정복 차림과 평복의 공안들이 방책의 양편을 주시하고 있었다. 한 남자가 폭죽을 터트리기도 했으며 외국 촬영팀을 야유하는 사람도 있었다.

앞서 버스 한 대가 영사관 경내를 떠났으며 영사관 직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평복 경찰과 몇 마디 나눈 뒤 다시 견고한 흑색 대문 뒤로 사라졌다. 버스 안에 무엇이 있었는지 말을 나눈 사람이 누군지 알 길이 없다.

얼마 후 3대의 중간 크기 트럭이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가 두세 시간 뒤 떠났으며 그 사이 외교관 차량들이 영사관을 빠져나갔다.

미국 시간으로 21일(화) 오후 텍사스주 휴스턴 소재 미 총영사관에서 불이 난 듯하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출동해보니 문서들을 소각하는 장면이 포착되었으나 들어갈 수 없었다. 몇 시간이 지나 중국 시간으로 22일 오후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 때 휴스턴 총영사관 화재에 관한 질문이 나왔고 대변인은 이 질문에 대한 답 대신 "미국시간으로 21일 미국 정부로부터 휴스턴 총영사관을 72시간 내에 폐쇄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잘못된 조치를 즉시 취소할 것을 미국에 요구했으나 2시간 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지적재산권과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휴스턴 중국 영사관의 폐쇄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시간으로 24일(금) 오전의 폐쇄 시한을 바로 앞두고 중국은 청두 소재 미국 총영사관에 72시간 내 폐쇄 명령을 내렸다. 미국에서는 이른 아침 미국 연방 요원들과 현지 경찰들이 점령군처럼 휴스턴 중국 영사관에 들어갔다.

청두의 미국 총영사관은 27일 아침 이틀 반 전의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과 똑같은 신세가 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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