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태영호 '사상전향' 질의에 맹공…"대한민국 더 배워야"

기사등록 2020/07/23 17:20:36

민주 "반민주주의적 사상검증 나서…기본 자질 의심"

김부겸 "말도 안 되는 망발"…고민정 "색깔론 앞세워"

정의 "기가 막혀…색깔론 공격 내세우는 저질 통합당"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0.07.23.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윤해리 기자 = 여권은 23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게 사상 전향을 물은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을 향해 "독재정권 시대의 낡은 사상검증 질문이었다"며 맹공했다. 

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는 주체사상 신봉자가 아니라고 말한 적이 있냐", "혹시 후보자도 언제, 어디서 주체사상을 버렸다고 말한 적이 있냐"고 질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바라는 것은 반민주주의적인 낡은 사상검증에 집착하는 정치가 아니라 만주주의의 가치와 헌법의 정신을 지키는 정치"라며 "반(反)민주주의적인 사상검증에 나선 태영호 의원께 민주주의와 헌법부터 돌아보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내고 "태 의원은 오늘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사상검증이라는 반(反)민주주의적인 질의를 반복했다"며 "태 의원은 탈북하면서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고 했지만 오늘 청문회에서는 대한민국이 지키고자 하는 자유의 가치와 반대로 행동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허윤정 대변인도 서면 논평을 내고 "인사청문회에서 '사상검증'에 매몰된 통합당 의원들의 질문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통합당 의원들의 기본적인 자질이 의심된다"고 일갈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질의 전 발언하고 있다. 2020.07.22. photocdj@newsis.com
민주당 당권주자인 김부겸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태 의원의 질문을 언급하며 "제 눈과 귀를 의심했다.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망발이냐"고 질책했다. 

김 전 의원은 "그(국회의원 당선) 과정에서 우리 당은 물론 어느 국민 어느 누가 태 의원의 과거 사상을 검증하려고 든 적이 있었나"며 "태 의원은 아직도 대한민국이 한 사람의 사상을 검증한다는 명분으로 마음대로 재단해서 죄를 뒤집어씌우고 감옥에 가두고 심지어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나라라고 착각하는 모양이다. 태 의원은 대한민국을 더 배워야 한다"고 꼬집었다.

고민정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태 의원의 전날 대정부질문에 대해 "분단의 상처를 안으신 분께서 색깔론과 냉전 논리만 앞세우셔서 한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저와 함께 초선의원으로서 함께 한 '국회의원 선서' 를 상기시켜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신동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딱한 일이다. 태영호는 국회의원이 되지 말아야 했다"고 맹비난했다.

정의당은 태 의원의 청문회 질의에 대해 "아직도 국회 한복판에서 이런 질문이 나온다는 사실에 기가 막히다"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내고 "사상검증은 과거 대한민국의 독재 정권이 국민들을 억누를 때 사용하던 사악한 칼날"이라며 "독재에서 도망쳐 온 이가 정착한 곳에서 또다른 독재의 칼날을 휘두르는 것은 누가봐도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래통합당을 향해서도 "태 의원과 같은 탈북자를 색깔론의 공격수로 전면에 내세우는 통합당의 행태는 실로 저질이라 할 수밖에 없다"며 "용맹성을 입증하라고 최전선에 세우는 형벌부대 마냥 태 의원을 가장 믿지 않는 것은 바로 통합당"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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