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개막②]다저스·양키스·휴스턴 '우승 후보'…초반 기세 중요

기사등록 2020/07/23 06:01:00

ESPN 우승후보 투표서 18명 'LA다저스'…6명 'NY양키스'

휴스턴 '사인 훔치기' 여파로 팀 분위기 변수

"단기 레이스, 시즌 초반 빨리 적응하는 팀이 유리"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코디 벨린저(사진 왼쪽)와 무키 베츠. 2020.07.05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연기된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이 24일(한국시간) 드디어 막을 올린다.

당초 3월말 시작될 예정이던 정규시즌이 7월말까지 미뤄지면서 MLB 정규리그는 팀당 60경기의 '초미니 시즌'으로 치러진다. 당초 162경기의 3분의1 정도에 불과한 경기 수다.

여러모로 불확실성이 큰 시즌이다. 경기를 예정대로 치러나갈 수 있을지, 팀당 60경기를 모두 소화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시즌 판도를 예상하기도 쉽지 않다. 전력이 아무리 좋은 팀이라도,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라도 시즌이 워낙 짧아 초반 부진에 빠진 뒤 이를 빨리 떨쳐내지 못한다면 예상에 밑도는 성적을 낼 수 있다.

예상이 힘든 상황이지만, 전력상으로 볼 때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다저스는 단연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이 컬럼니스트, 기자, 편집자 등 소속 전문가 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월드시리즈 우승팀 예상 투표에서 무려 18명이 다저스를 뽑았다.

양키스를 우승 후보로 내다본 전문가는 6명이었고, 휴스턴을 우승 후보로 꼽은 전문가는 없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이달초 2020시즌 파워랭킹에서 다저스를 1위에 올려놨다. 2위로는 양키스, 3위로는 휴스턴을 꼽았다.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30개 구단의 우승 확률을 계산했는데, 다저스가 19.9%로 1위였다. 휴스턴과 양키스가 각각 15.4%, 10.9%로 2, 3위였다.

다저스는 확고한 원투펀치를 보유하고 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고질적인 허리 부상을 털어낸 상태고, 미래 에이스로 각광받는 워커 뷸러가 커쇼와 함께 선발진을 쌍끌이할 전망이다.

지난 시즌 선발 투수로 뛰었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리치 힐, 마에다 겐타(이상 미네소타 트윈스)를 떠나보낸 다저스는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데이비드 프라이스가 코로나19 우려로 시즌을 포기했다.

하지만 선발진에 큰 공백은 느껴지지 않는다. 훌리오 우리아스, 알렉스 우드 등 풍부한 선발 자원이 빈 자리를 메울 예정이다.
[뉴욕=AP/뉴시스]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의 게릿 콜. 2020.07.12
최우수선수(MVP) 출신 타자들이 각각 리드오프와 4번 타자를 맡을 다저스 타선도 리그 최강으로 꼽힌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MVP 수상자인 코디 벨린저가 중심타선에 버티고 있다. 지난 겨울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2018년 아메리칸리그 MVP 무키 베츠가 리드오프를 맡을 전망이다.

지난 겨울 트레이드를 통해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베츠를 데려온 다저스는 2020시즌이 취소될 경우 베츠를 써보지도 못한채 자유계약선수(FA)로 풀어줄 뻔했지만, 짧은 시즌이나마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부상 뿐 아니라 코로나19 변수까지 도사리고 있는 올 시즌 선수층이 어느 팀보다 두꺼운 다저스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지난 겨울 3억2400만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해 FA 시장 선발 투수 최대어로 꼽히던 게릿 콜을 붙잡은 양키스는 콜을 필두로 제임스 팩스턴, J.A.햅, 조던 몽고메리, 다나카 마사히로로 이어지는 최정상급 선발진을 꾸렸다.

지안카를로 스탠튼과 글레이버 토레스, 애런 저지 등이 버틴 양키스 타선도 상대 투수들에게는 두려운 상대다.

양키스는 코로나19로 시즌 개막이 미뤄지면서 수혜를 본 팀 중 하나다.

정상적으로 개막했다면 저지와 스탠튼, 애런 힉스, 팩스턴은 부상 탓에 개막전 합류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개막이 미뤄지면서 이들은 부상에서 회복할 시간을 벌었고, 개막전부터 뛰는 것이 가능해졌다.

2018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휴스턴은 저스틴 벌랜더, 잭 그레인키가 선발진을 쌍끌이한다. 콜이 양키스로 이적하면서 벌랜드와 그레인키의 역할은 한층 중요해졌다.

휴스턴 타선에는 조지 스프링어, 알렉스 브레그먼, 호세 알투베, 카를로스 코레아 등 2018년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들이 건재하다.

여기에 지난해 6월 빅리그에 데뷔해 87경기에서 27홈런을 몰아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거머쥔 요르단 알바레스가 첫 풀타임을 소화할 예정이다. 대형 유망주 카일 터커도 힘을 더한다.

다만 휴스턴은 지난 1월 '사인 훔치기' 스캔들로 홍역을 치른 탓에 팀 분위기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휴스턴=AP/뉴시스] 메이저리그(MLB) 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단. 2020.07.15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휴스턴의 전력은 좋지만, 사인 훔치기 여파로 인한 팀 분위기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다소 기가 꺾여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사인 훔치기를 하지 않고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절박함이 있을 수 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더스티 베이커 감독은 팀 분위기를 워낙 잘 추스른다"고 설명했다.

최지만의 소속팀인 탬파베이 레이스를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꼽는 전문가도 있다.

베테랑 찰리 모턴과 2018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블레이크 스넬, 올해 사이영상 후보인 타일러 글래스노가 버틴 탬파베이 선발진이 탄탄하고, 강력한 불펜진을 갖추고 있어 충분히 돌풍을 일으킬만한 팀이라는 평가다.

1경기의 중요도가 높아져 각 팀이 시즌 초반부터 전력을 쏟아부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초반 기세가 시즌 성적을 좌지우지 할 전망이다. 생소한 시즌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느냐에 따라서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다크호스로 거론되는 팀이 시즌 초반 상승세를 탄다면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류현진의 소속팀인 토론토와 추신수가 뛰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를 비롯해 신시내티 레즈, 시카고 화이트삭스,  LA 에인절스 등이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송 위원은 "162경기의 장기 레이스를 할 때에는 시즌 초반 무리한 경기 운영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에는 다를 것"이라며 "시즌 초반 떨어지면 만회가 어려운 상황이다. 각 팀들이 시즌 초반부터 시즌 막판 플레이오프 진출을 다투는 팀들처럼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육상으로 치면 단거리나 마찬가지인 시즌이다. 시즌 초반에 치고 나가는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시즌"이라며 "시즌 초반 한 달 동안 승수를 얼마나 쌓느냐가 성적을 판가름할 것이고, 초반 기세가 좋은 다크호스 팀들이 예상 이상으로 약진할 수도 있다. 시즌 내내 제 전력을 유지하며 전력 질주를 할 수 있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전했다.

또 송 위원은 "시즌 초반 2~3주 동안 빨리 적응하는 팀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각 팀 사령탑들이 시즌에 알맞은 전략·전술을 얼마나 빨리 찾아내느냐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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