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그린뉴딜 정책에 73조원 투입…친환경 정책 늘린다는 시그널 해석
친환경 정책이 당연한 받아들여지는 시대에 비친환경 기업은 도태 예상
국내 유통·식품·화장품·주류업계, 친환경 정책 보조 발맞춰 '선제적 대응'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환경 보호를 위한 친환경 정책이 필수가 되는 사회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그린 뉴딜 정책에 73조원을 투자해 녹색인프라 전환,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민간 부문에서도 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에 발맞춰 친환경 소재 사용, 환경 캠페인 진행 등 선제적인 친환경 정책 도입에 나서고 있어 관련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총 160조원에 달하는 규모의 한국판 뉴딜 종합 계획을 발표하며 새로운 성장 경로 창출과 19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그린 뉴딜이라고 이름 붙여진 환경 정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예산을 투입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닌 친환경 정책 비중을 늘리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녹색인프라 사업에는 30조1000억원이 투입돼 공공건물에 태양광·단열재를 설치하고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사업에는 35조8000억원이 투자돼 저탄소 분산형 에너지를 사회 전반에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놓고 볼 때 그린 뉴딜이라는 사업이 기존에 제시했던 환경 사업과 큰 차이점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본격적인 정책적 의지를 다시 보였다는 점은 되새길 필요가 있다.
유통·식품·화장품·주류업계 등에서도 이 같은 시그널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장기적으로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보조를 맞추지 못할 경우 비(非)친환경 기업을 낙인찍여 사업에도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체에서는 친환경 매장 모델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마트는 오는 2025년까지 폐비닐 및 플라스틱을 50% 이상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선제적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봉투 사용도 제로화에 도전한다. 롯데마트는 과일을 담을 때 사용하는 롤 봉투 사용을 2018년 대비 60%까지 감축한 상황인데 이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0%까지 만들겠다는 각오다.
홈쇼핑·이커머스 업계에서도 선제적인 친환경 정책이 도입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친환경 배송박스인 핑거박스를 도입했고 마켓컬리는 냉동 제품 포장재로 종이 박스를 사용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도 친환경 정책은 이제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6년 지속가능한 패키징 정책을 수립해 ▲친환경 포장 설계 ▲재생 가능한 소재 사용 ▲친환경 원료 사용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동아오츠카는 2013년 음료업계 최초로 패키지에 무색 투명 페트병, 비접착식 라벨, 분리안내선을 도입했다. 주력 상품인 포카리스웨트 라벨을 손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분리 안내선 '블루라벨'을 적용, 약 5억5000만개 페트병을 재활용했다.
빙그레는 친환경 캠페인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15일 아이스크림 '더위사냥'에 환경부와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가 펼치는 캠페인 '저탄소 친환경 생활로 지구온도 낮추자'는 문구를 새겨 특별 패키지를 선보였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친환경 경영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2년까지 약 700톤(t)의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량을 감축하기 위해 화장품 용기에 메탈 제로 펌프 도입 및 100% 재생 플라스틱 용기 활용 등 친환경 제품을 출시했다.
이외에도 CJ올리브영은 지난 2015년부터 '스마트 영수증'을 도입했으며 화장품 즉시 배송 서비스인 오늘드림에서 사용하는 포장재를 재활용이 가능한 크라프트지로 바꿨다.
주류업계에서도 지난해부터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에 맞춰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로 교체하거나 플라스틱 필름 경량화 등에 동참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탄소배출 감소와 친환경 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는 중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뉴딜 종합계획 발표는 끝이 아닌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것이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유럽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도 친환경 정책을 예고하고 있어 친환경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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