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둑 입단대회서 '인공지능 컨닝' 연승…1심 실형

기사등록 2020/07/15 17:08:21

프로바둑 입단대회에 카메라 반입

바둑판 촬영해 공범에게 전달하면

공범이 AI를 활용해 다음 수 지시

법원 "계획적이고 지능적인 범행"

바둑기사는 징역 1년, 공범은 집유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근처 PC방에 있는 공범이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을 통해 5~6수를 전달하면, 이를 받아 바둑을 두는 식으로 사기 행각을 벌인 바둑기사가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았다.    

1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 박정길 부장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바둑기사 A씨에게 지난 8일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를 도왔던 B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은 A씨의 프로바둑기사 입단을 목적으로 사전에 공모해 바둑 관련 재단법인이 주최한 입단 대회에 소형카메라 등 전자기기를 반입한 후 AI 바둑 프로그램을 이용해 계획적이고 지능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프로기사 입단대회의 공정성을 해치고 대회 운영의 차질을 초래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들이 적발된 본선 두 번째 경기 이전에 치러진 예선 두 경기와 본선 첫 번째 경기의 공정성이 현실적으로 훼손되었고, 범행 후 주요 증거 등을 폐기하기도 했다"면서 선고 이유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지난 1월14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프로바둑기사 입단대회에 참가한 A씨는 검정색 상의 점퍼 안쪽에 소형 카메라 및 보조 배터리를 부착했다. 한쪽 귀에는 무선 이어폰을 꽂은 채 붕대를 감았다.

A씨는 대국 중인 바둑판을 소형 카메라로 촬영해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으로 B씨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했고, B씨는 이 화면을 AI 바둑 프로그램에 입력해 도출되는 5~6수를 다시 A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은 이들 일당의 이런 범행이 피해 재단의 공정한 입단대회 개최 및 진행에 업무를 방해했다고 판단해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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