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다녀온 광주 37·83번째 확진자가 지역 '최초 감염원'
고시학원·사우나 집단 확진, 학원 감염 경로는 확인 안 돼
방역 수칙 안 지켜 추가 확산 우려, 전남으로 전파 양상도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광주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최초 감염원은 '대전 방문 판매업(방판)'이라는 역학조사 결과가 나왔다.
광주 금양오피스텔 방판 관련자 2명이 대전에서 방판업을 하는 확진자와 접촉한 뒤 집단 감염 고리가 다양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방역당국은 고시학원 등 새로운 집단 감염원에 대해선 정밀 조사를 하고 있다.
◇광주 최초 감염원은 '대전발 방판업'…추가 역학조사
8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역 사회 감염이 시작된 지난달 27일부터 이날 정오까지 발생한 확진 환자는 97명으로, 이중 88명의 감염 경로가 금양오피스텔과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대전을 다녀온 광주 37·83번째 확진자로부터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한 것으로 잠정 결론냈다.
37·83번 확진자(60대 여성)는 지난달 초순부터 16일 사이 각 2차례, 1차례 대전을 다녀왔다. 당시 대전에서 방판업을 하는 확진자를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37번과 금양오피스텔 등지서 수차례 접촉한 34번 환자(광륵사 신도)를 기점으로 광륵사 집단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양오피스텔 5층에 사무실을 두고 방판업을 한 83번은 지난달 중순 광주에서 열린 방판 관련 모임에 온 대전 지역 확진자와 만나기도 했다.
37·83번은 금양오피스텔 10층 사무실에서 다단계 판매업을 하는 43번 환자와 수차례 접촉했고, 이후 43번 환자를 중심으로 금양오피스텔 관련 감염자가 늘었다.
금양발 확진자인 48·78번 환자 등을 매개로 n차 감염이 발생했다. 금양발 확진자들이 고위험 시설을 방문하거나 여러 사람과 접촉하면서다.
광주사랑교회·아가페실버요양센터·한울요양원·일곡중앙교회·SM사우나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인 집단감염이 잇따랐다.
◇광주 고시학원·사우나 등 다발성 집단 감염
이날 오후 6시 기준 광주고시학원에서 광주 6명, 전남 2명 등 총 8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광주는 6명(117번·124번·125번·127번·128번·130번), 전남은 2명(29번·30번)이다.
이들은 고시학원 첫 확진 판정을 받은 117번과 지난 1일과 2일 강의를 함께 들었다. 당시 학원 같은 공간에 강사 포함 32명이 있었다.
117번은 지난 4일부터 발열·오한·두통이 나타난 뒤 6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117번이 유증상을 보이기 전 강의를 함께 들었던 이들이 확진 판정을 받아 역학조사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고시학원 관련 확진자들의 감염 원인과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들은 다른 집단 감염원(광륵사·금양오피스텔·사랑교회·일곡중앙교회 등)과 접점이 없다.
광주 광산구 SM사우나에서도 소규모 집단 감염이 나와 새 감염 경로로 떠올랐다. 최근 확진자 중 3명은 사우나 시설 직원으로 확인됐다. 이 사우나는 광주사랑교회 관련 기존 확진자가 일하던 곳이다.
방역당국은 촘촘한 역학조사로 학원과 사우나 발 확진자들의 감염 경로를 규명할 방침이다.
◇방역 수칙 안지켜 광주 또 집단 감염
고시학원 발 집단 감염은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아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고시학원 확진자 중 일부와 수강생 대부분이 밀폐된 강의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명부 작성, 손 소독, 강의실 내 거리 두기, 에어컨 가동 시 창문 열기 등 각종 방역 수칙도 어겼다.
마스크를 안 쓴 채 에어컨 앞에 서 있었던 확진자 중 1명은 침방울 전파 위험을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광주 일곡중앙교회에서도 교인 대부분의 방역 수칙 미준수로 1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광주발 코로나19 전남으로 확산
광주발 지역 감염이 동일 생활권인 전남으로 확산되면서 보건당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남 29·30번은 광주고시학원에서 광주 117번과 함께 수업을 들은 뒤 양성 판정을 받았다.
특히 전남 30번은 영암군 금정면장으로 코로나19 증세가 나오기 하루 전인 지난 4일 영암 모 골프장에서 도청 공무원들과 골프를 친 것으로 파악됐다.
전남 26번은 광주 광산구 SM사우나에서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고, 27번은 광주사랑교회 관련 확진자인 광주 61번 확진자와 접촉해 감염됐다.
전남 26·27·29번 환자 접촉자 615명 중 463명은 음성, 152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거나 예정이다. 자가격리 대상자는 144명이다.
광주와 동일 생활권으로 분류되는 전남 지자체는 추가 감염 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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