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확대로 장기 실업자 고착화 우려도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경제활동 재개에 나선 미국의 실물경제 지표가 큰 폭 개선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에는 못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주택시장은 집값 상승 등 반등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8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분석한 '최근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실물경제 지표가 상당폭 개선됐다. 5월중 개인소비지출은 전월대비 8.1% 늘어 4월(-12.2%)에서 증가 전환했다. 산업생산도 -12.5%에서 1.4%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6월중 소비자신뢰지수는 98.1로 전월(85.9)수준보다 크게 올랐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지출과 산업생산 지표 모두 전년동월대비로는 각 -9.8%, -15.3%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고용사정도 취업자수와 실업률 지표의 큰 폭 개선에도 연초에 비해서는 악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6월 취업자수는 1억3780만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 취업자수(1억5250만명)보다 9.6% 적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실업률도 코로나 직전 최저치인 2월(3.5%)에 비해 7.6%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주택시장은 빠르게 회복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5월중 신규주택 거래는 전년동월대비 12.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주택 가격도 1.7% 올라 전월(-10.6%) 마이너스에서 상승 반전했다. 기존주택 가격도 4월(7.4%)에 이어 5월에도 2.3% 상승했다. 주택 허가건수도 4월 -19.8%에서 5월 -9.1%로 소폭 반등했다.
경제지표가 회복된 반면 미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는 급증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수(7일 이동평균)는 4만9000명으로 재확산이 시작된 6월 중순(2만명) 이후 약 3주만에 2.5배 확대됐다. 현 단계에서 경제재개 조치를 잠정 중단하거나 일부 취소한 주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60% 수준까지 올라섰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정부의 대대적인 재정지원으로 재정위기 우려, 장기 실업자 양산 가능성 등이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급여 확대 조치가 길어지면 상당수 근로자가 장기 실업자로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미국의 정부부채 급증이 단기적으로 재정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이다. 올해중 미국의 재정적자와 정부부채 비율은 GDP대비 18%, 101%로 2차 세계대전 시기와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정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재정지원이 종료될 경우 경기회복 초기 단계에서 상승 '모멘텀'이 약화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완만한 경기회복과 저금리 기조를 감안할 때 당분간 재정부양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재정건전성 강화 방안과 시행 시기는 중장기 시계에서 모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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