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독립기념일 2차 변곡점될까 '노심초사'…행사 곳곳 취소·축소

기사등록 2020/07/03 17:04:13 최종수정 2020/07/03 17:13:03

트럼프, 워싱턴DC 기념식-러시모어 불꽃축제 참석

[워싱턴=AP/뉴시스] 지난해 7월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의 링컨 기념관 상공으로 미국 독립기념일 축하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2020.7.3.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미국이 독립기념일(7월4일) 연휴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노심초사하며 매년 개최하던 퍼레이드와 불꽃놀이 등의 행사를 곳곳에서 축소·취소하고 있다.

경제 재개(정상화)에 일찍 나선 주들이 지난 5월25일 메모리얼데이(현충일·5월 마지막주 월요일) 연휴를 기점으로 코로나19가 급확산했듯 독립기념일이 2차 변곡점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모양새다.
 
2일(현지시간)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최대 확산지 중 한 곳인 텍사스는 주의 단계적 정상화 철회로 기념행사를 대부분 취소됐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명 이상인 주 내 카운티의 67%에 대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효했다. 지난달 26일 술집 영업 중단, 식당 인원 제한, 100명 이상 야외모임 금지 명령에 이은 조치다.

미 재향군인회 텍사스 레이크힐스 웹사이트엔 "텍사스 주지사의 주 폐쇄로 (독립기념일) 퍼레이드가 취소됐다. 라이브 밴드도 취소됐다"는 공지가 올라와 있다.

또한 미 전역의 많은 지역들이 해변과 술집 등을 폐쇄하고 연휴 기간 동안 집에 머물 것을 권고하고 있다.

네브레스카는 야외 파티를 주최하는 경우 손님 명단을 보관하도록 했다. 감염자가 나왔을 때 접촉자들을 더 잘 추적하기 위함이다. 오리건 보건당국은 주민들에게 "이번엔 집에서 기념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며 집에 있을 것으로 당부했다.

하루에만 1만여 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나온 캘리포니아도 비상이 걸렸다. 로스앤젤레스카운티 보건당국은 해변 폐쇄를 명령하고 불꽃놀이를 취소했다. 리버사이드카운티 보건당국은 "건강하다고 생각할지라도 다른 가정과의 만남은 자제하고 함께 사는 가족들과 기념일을 축하해 달라"며 "메모리얼데이 이후 감염 사례가 급증했다. 독립기념일에 또 이를 뛰어넘을 여력은 없다"고 당부했다.

플로리다도 키스부터 팜비치에 이르는 카운티 해변을 폐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부 지역에선 불꽃놀이 보려고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공원 출입도 금지했다.

하루 1200명 이상 감염자가 발생한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는 자정 이후 식당의 음식 및 음료 판매를 금지했다. 연휴 기간 중엔 호텔 수영장을 오후 8시에 폐장하고 오전 11시 이전과 오후 8시 이후엔 주류를 팔지 못하도록 했다. 호텔 수영장은 투숙객들에게만 낮에 개방되며 수용인원은 절반으로 줄였다.

반면 기념행사를 강행하는 곳도 있다.

코로나19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사우스다코타는 3일 저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러시모어산에서 불꽃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 행사는 화재 위험 때문에 10년 간 중단됐다 11년 만에 재개한 것이다.

국립공원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강력하게' 독려하고 있지만 주최측은 보건지침을 지키지 않더라도 조치를 취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인 크리스티 놈 주지사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DC에서도 전통적인 행사를 개최한다. 주 내 많은 행사가 취소됐지만 백악관은 예년에 했던 행사를 강행하고 있다.

데이비드 번하트 내무장관은 1만여 개의 폭죽을 준비했다면서 "최근 기억 중 최고의 에어쇼와 최대 불꽃놀이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할 것으로 보인다. 방문객을 위해 30만 개의 마스크도 준비했다.

이에 대해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연방 보건 당국자들의 지침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외에 미주리, 오클라호마, 캔자스, 아칸소 등은 불꽃놀이와 라이브 음악, 수영장 파티 등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사례가 급감한 뉴욕시도 이번 주말 수용인원 50%를 전제로 주 전역의 해변을 재개장하기로 했다.

1904년 이후 매년 7월4일 독립기념일 퍼레이드를 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헌팅턴비치의 관계자는 "축하 행사를 완전히 축소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5만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9일 간 6차례에 걸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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