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 "바둑 18급 모여봐야 18급"…커닝 행위 일침

기사등록 2020/06/25 13:20:41

경제학부 교수, 부정행위 학생들 향해 지적

"쓰레기 같은 짓 매년 3~4명, 새롭지 않아"

"그런데 최소한의 죄의식조차 없어서 실소"

"어려우면 애를 쓰거나 모른다고 인정해야"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진행되는 대학가 온라인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연달아 발생하는 것과 관련, 서울대의 한 교수가 이에 대한 강도 높은 일침을 날렸다.

25일 서울대 포털사이트에 따르면 서울대 경제학부 소속 A교수는 지난 22일 '오픈채팅방 퀴즈 부정행위 시도에 대한 소회'라는 제목의 글을 온라인클래스에 올렸다.

A교수는 이 글에서 "쓰레기 같은 짓을 하는 수강생들이야 매 학기 서너명씩 항상 있었으니 그다지 새로울 건 없다"면서도 "단지 최소한의 죄의식조차 없어 보이는 천진난만함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고 했다.

이어 "문제가 어려우면 시간을 충분히 투입해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거나, 모른다고 인정하고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할 터인데, 친구들끼리 모여서 토의하고 과제를 작성한다"면서 "꽤 많은 사람이 죄의식을 전혀 못 느끼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A교수는 '경제수학'과 '미시경제학이론' 강의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출석체크 대신 학생들에게 퀴즈를 내고 답안을 제출하도록 했는데, 한 학생이 이 퀴즈의 정답 공유를 모의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같은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A교수는 이 글을 통해 "TV 예능프로그램이나 영화에서 각종 부정행위는 ‘젊었을 때 그럴 수도 있는 일’ 정도로 치부한다"면서 "바둑 18급 18명 모여봐야 18급"이라고 적었다.

이어 "참여한 사람들 이름을 모두 병기해 단일과제로 제출하면 문제 없지만 단독과제인 것처럼 제출한다"면서 "비슷한 과제들을 모두 모아 F 처리했다"고도 언급했다.

최근 대학가 곳곳에서는 온라인 시험 중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에서는 지난 18일 진행된 한 교양과목의 기말고사에서 총 2000여명의 수강생 중 700여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정답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는 확인이 끝나는대로 해당 학생들을 전원 F학점 처리할 방침이다.

중앙대에서도 한 전공과목의 온라인 시험이 있기 전 학생들이 단체 채팅방에 모여 부정행위를 모의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학교 측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대와 연세대에서도 일부 교수들이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들에게 F학점 부여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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