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중징계 안에 금융위 제동..7개월 표류
제재안 확정...과징금 기존 105억→20억으로 5분의1로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OEM 펀드 제재를 놓고 충돌했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7개월만에 결론을 내놓았다. 금융회사에 대한 제재는 금감원의 주장대로 이뤄졌지만, 과징금이 5분의 1로 줄면서 양 기관 모두 상처만 남기게 됐다.
지난 24일 금융위원회는 제12차 정례회의를 열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펀드'를 판매한 의혹을 받는 NH농협은행에 대한 과징금 20억원 조치안을 의결했다. 이는 금감원이 조치안을 올린지 무려 7개월만에 최종 결론이 난 것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파인아시아자산운용, 아람자산운용을 통해 OEM 방식으로 회사채펀드를 주문·제작했다. 자산운용회사가 해야 할 투자대상 선정과 거래 조건에 직접적으로 관여했고, 투자자 수 49명 이하인 사모펀드를 쪼개서 공모펀드를 회피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지난 2018년 5월 개정된 자본시장법은 동일한 증권을 두 개 이상으로 쪼개 발행할 경우, 증권신고서 제출 등 공모펀드의 공시 규정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모펀드라도 공모펀드 규제를 적용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NH농협은행은 약 7000억원 어치를 쪼개 시리즈 펀드로 판매해 감독당국은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 판단했다.
이에 감독당국은 판매사인 농협은행이 증권발행 주선인의 지위에 해당돼 발행사인 운용사와 함께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져야 한다며 과징금 105억원을 부과해야 한다며 안건을 상정했다.
하지만 해당 안건을 놓고 증권선물위원회는 다른 입장이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OEM펀드 판매사를 직접 처벌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없고 농협은행은 펀드증권을 쪼개 발행한 주체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무리한 법령 해석이 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6개월 가까이 해당 안건이 재논의 되는 과정을 거쳤다.
결국 이번 안건이 방향을 좌우한 것은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 주선인 과징금 소송이었다. 지난 4월 서울행정법원은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 유상증자 주선인이 증선위에 제기한 과징금부과처분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결정을 내렸다.
이는 지난해 11월 증선위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네차례 유상증자 당시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과 주선인이 증권신고서 미제출 했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조치하자 주선인 A씨가 걸었던 행정 소송이다. A씨는 당시 과징금 1억5100만원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증선위 관계자는 "주선인에 대해서 처벌할 수 있냐에 대한 논란이 있어 계속 재논의 됐었다"면서 "사례는 약간 다르지만 행정법원에서 주선인에 대해서 과징금 부과할 수 있다고 해 농협은행도 주선인의 지위로써 증권신고서 미제출에 대한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학계와 법계에서는 여전히 법적 쟁점이 많다는 입장이다. 유사점은 있으나 주체가 개인과 법인으로 차이가 있고, 형태도 지분증권과 수익증권 등으로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과징금을 낮추는 내용의 절충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여진다. 증선위는 농협은행에 대한 과징금을 금감원 원안인 105억2140만원에서 20억원으로 낮췄다. 증선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과 경제적 이득 등을 고려해 거기에 맞게 조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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