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18연패' 불명예 한화, 어디서부터 꼬였나

기사등록 2020/06/12 21:39:14

초반부터 줄부상…주전 부진…백업 실종

감독 사퇴, 2군 9명 콜업 '극약처방'에도 연패 사슬 못끊어

[서울=뉴시스] 한화 이글스의 한용덕 감독이 1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스프링캠프 첫 훈련을 앞두고 선수들과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대전=뉴시스] 권혁진 기자 = 한화 이글스는 어쩌다 역대 한국 프로야구 최약팀으로 꼽히는 1985년의 삼미 슈퍼스타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을까.

시작은 부상이었다. 지난 시즌 11승(10패)으로 선발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외국인 투수 채드벨이 팔꿈치 통증으로 개막전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에는 이용규(종아리)와 제라드 호잉(허리) 등 주축 타자들이 연이어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한화를 더욱 어렵게 만든 것은 하주석과 오선진의 이탈이다. 두 선수는 지난달 1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나란히 허벅지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제외됐다. 

하주석은 내야 수비를 총괄하는 주전 유격수였다. 타율도 0.333(42타수 14안타)으로 한화 타자 중에서는 위협적인 수준이었다.

전천후 백업 내야수인 오선진도 타율 0.346(26타수 9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드르다가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144경기의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는 팀은 없다. 예기치 않은 부상은 감독들의 구상을 뒤틀리게 한다. 한화처럼 선수층이 얇은 팀들은 후폭풍이 훨씬 크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한화는 부상자들의 공백을 채우는데 크게 애를 먹었다. 김태균, 송광민, 이성열 등 위기 때 나서야 했던 베테랑 타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침묵했다. 얇은 선수층으로 근근히 버티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었다. 주전들이 부진할 때 원석들이 툭 튀어나오는 일도 한화에는 해당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선수단.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이 과정에서 나온 프런트와 현장의 불협화음은 분위기를 최악으로 몰고 갔다. 한화는 12연패 수렁에 빠져있던 지난 6일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장종훈 수석코치와 정민태 투수코치, 김성래 타격코치, 정현석 타격코치를 1군에서 말소했다.

이들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경기장에 출근했지만, 말소 통보를 받고 귀가했다. 2군 코치의 콜업이 늦어지면서 한 감독은 코치가 4명이나 빠진 채 경기를 치렀다. 그리고 그 다음 경기에서도 패하자 자진사퇴를 택했다.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코치진의 공백은 한화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한 감독의 퇴진 이후 지휘봉을 잡은 최원호 감독대행의 실험도 아쉬움이 남는다. 최 감독대행은 1군 사령탑으로 부임하자마자 무려 10명의 선수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이튿난에는 신인급들로 구성된 9명의 선수들을 불러올렸다.

충격 요법으로 돌파구를 찾으려했지만 결단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더그아웃에서 구심점을 잡아줄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한화는 더욱 흔들렸다. 최소한 몇몇 선수들은 남겨뒀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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