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2G 조기 종료 승인 이슈로 010번호통합 반대 목소리↑"
정부 "통합시 편익 더 커…식별번호 간소화·번호자원 확보 차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2일 SK텔레콤의 2G 서비스 폐지를 조건부로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SK텔레콤은 내달 6일부터 2G 서비스를 도(都) → 광역시 → 수도권 → 서울 등 장비 노후화가 심한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종료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G 이용자는 종료 시점 전에 3G·LTE·5G로 전환해야 SK텔레콤의 이통통신 서비스를 지속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서비스 전환 후에 '011', '017' 등 SK텔레콤의 기존 2G '01X' 번호를 계속 사용하고 싶은 이용자는 2G 주파수 종료 시점인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에 '01X' 번호를 사용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2G 서비스 종료를 하더라도 011 등 '01X' 번호를 계속 사용하게 해달라는 목소리에 다시 불이 붙은 것이다.
010 통합반대 운동본부 게시판에는 "추억이 있는 번호인데 무작정 없애라니 ㅜㅜ", "저도 어머님이 011을 쓰고 계시는데 번호에 대한 애정이 크시네요", "01X 평생번호가 되길 희망한다", "내 추억과 기억 내 역사가 깃든 내 분신을 지켜내고 싶습니다" 등 불만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2G 이용자는 90만명 정도로 집계된다. 지난 4월 현재 2G 가입자는 SK텔레콤 39만2641명, LG유플러스 47만5500명, 알뜰폰 2만4537명 등이다. KT는 2012년 2G 서비스를 종료했다.
하지만 정부는 2002년 '01X' 번호를 010 번호로 통합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여전히 확고한 입장이다. '01X'를 유지하는 것보다 2G가 모두 종료되는 시점에 '010'으로 번호를 통합하는 것이 국민 전체의 편익에 더 부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선 010 번호통합이 완료되면 모든 이용자는 전화를 걸 때 식별번호(010, 011, 016, 017, 018, 019) 없이 뒤 8자리만 눌러도 통화가 가능해진다.
또 정부는 010으로 번호를 통합하면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성장 서비스의 번호 수요에 대비하고, 향후 통일 등에 대비할 수 있는 대량의 번호 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헌법재판소도 010 번호통합 정책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헌재는 01X 휴대폰 식별번호를 사용하는 이동통신 가입자들이 정부의 '010번호통합계획'이 행복추구권,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했다.
당시 헌재는 010으로 통합하는 것은 이용자 편익 증대와 예비 번호 차원 확보 등의 정책 목적 달성을 위해 번호 이동 제한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4월 5G 서비스까지 도입된 상황에서 2G에 과도한 자원을 투입하는 게 국가 전체적으로 봐도 비효율적이라는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현실적으로 2G 통신장비와 단말기가 제대로 생산되지 않아 품질 유지도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적으로도 주요국들은 5G 시대를 대비해 2G 등 구세대 통신서비스를 정리하는 추세이다.
일본은 2012년을 기해 소프트뱅크, NTT도코모, KDDI 등 일본 3대 통신사가 모두 2G 서비스를 끝냈다. 미국은 AT&T가 2017년 2G 서비스를 종료했고, 버라이즌과 T 모바일은 올해까지 종료할 계획이다. 캐나다, 태국, 대만, 싱가포르 등이 모두 지난해까지 2G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태희 과기부 국네트워크정책실장은 "이번 2G 서비스 폐지 신청을 조건부로 승인함으로써 기존 2G 이용자들이 추가 비용 부담 없이 망 장애 위험성이 적은 3G 이상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라고 언급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G 서비스가 제반 절차에 따라 마무리될 수 있도록 고객 안내 및 서비스 전환 지원 등 이용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CDMA 신화'의 주역인 2G 서비스 종료를 계기로 5G 시대에 더욱 차별화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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