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트남 함께 베트남 전역 고대 항·포구 조사서 발간

기사등록 2020/06/09 14:08:07
[서울=뉴시스]푸옌성 바다랑강과 냔탑 무역항(사진=문화재청 제공)2020.06.09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베트남 국립역사박물관과 공동으로 '베트남 고대 무역항'(전 3권)으로 발간했다. 이는 두 기관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8년간 베트남 전역의 고대 항·포구를 현지조사한 연구 결과다.

'베트남 고대 무역항'은 베트남의 해안선 3260㎞를 따라 분포한 항과 포구 400여 곳의 조사연구 보고서다. 남북으로 길게 형성된 베트남을 북부·중부·남부 등 3구역으로 연구 범위를 나눴고, 베트남 역사와 함께 발달했던 각 구역의 항·포구를 한국어와 베트남어로 동시에 기록했다.

이번 조사의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항·포구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옛 항·포구들까지 처음으로 전수 조사해 베트남 해양문화의 역사적인 실체를 밝히는 첫걸음이 됐다는 점이다.

또 조사과정에서 우리나라 삼국 시대 토기와 고려청자, 동전(삼한중보 三韓重寶, 조선통보 朝鮮通寶) 등의 유물을 확인,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오랜 교류를 짐작케 한다.
[서울=뉴시스]꽝응아이성 사껀 하구 전경(사진=문화재청 제공)2020.06.09 photo@newsis.com


보고서에서는 베트남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탕롱'(Thăng Long, 하노이의 옛 이름)을 비롯해 북부·중부·남부 지역의 무역항 형성과정과 이를 중심으로 한 시장·상인·교역품 등의 관계에 주목했다. 또 문헌자료를 통해 무역항 주변에서 살아 온 사람들과 그들의 전통신앙, 의식주 등의 생활상도 살폈다.
 
베트남의 항·포구를 조사하며 확인된 다양한 종류의 도자기와 동전 유물은 베트남 무역항의 활발한 교역상을 짐작케 한다. 특히 '응에안(Nghệ An)', '빈딘(Bình Định)', '카인호아(Khánh Hòa)', '꽝응아이(Quảng Ngãi)' 등 베트남 중부의 해안에는 수많은 난파선이 침몰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꽝응아이성(省) 빈쩌우(Bình Châu) 해역 인근의 민가에는 지금도 어민들이 바다에서 수습한 각종 도자기가 가득 진열돼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서울=뉴시스]꽝응아이성 빈쩌우 해역의 민가에서 소장하고 있는 난파선 도자기(사진=문화재청 제공)2020.06.09 photo@newsis.com


베트남의 내륙과 연안을 따라 펼쳐진 수많은 강과 하구는 포구와 나루터가 형성되기 좋은 여건을 제공했다. 이들은 고대 베트남의 동선문화와 사후인문화를 발전시킨 원동력이 됐으며, 종국에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각국과 동서양을 연결하는 국제 무역네트워크의 중요 거점으로서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된다.

동선문화(Đông Sơn, 東山文化)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선사 청동기 시대 문화로 베트남 북부 홍강 유역에서 번창했다. 사후인문화(Sa Huỳnh, 沙黃文化)는 기원전 1000년부터 기원후 200년 무렵까지 오늘날 베트남 중부와 남부 지역에서 융성했으며, 독무덤(옹관묘)과 귀걸이 장신구가 특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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