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금융가 휩쓴 코로나...증권업계 초긴장

기사등록 2020/06/02 13:59:35

여의도 증권가 홍우빌딩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코로나19 감염 확대 우려에 지침 강화하는 증권사

주1회 마스크 지급에 '여의도 활동 자제령'까지…

감염될까 무서워 직원 간 대화도 조심스러운 상황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여의도 학원발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31일 서울 여의도 자매근린공원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020.05.31.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코로나19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계속하는 가운데 여의도 금융가 중심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증권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의도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증권사들이 코로나19에 대한 지침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가에 위치한 홍우빌딩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홍우빌딩은 주변에 식당 건물이 많아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이 뿐만 아니라 신영증권, 미래에셋대우, SK증권,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 주요 기관과 증권사가 밀집해있다.

여의도 국제금융로는 증권사 본사와 지점, 각종 기관과 식당가가 밀집해 있는 전형적인 오피스가(街)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중 하나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와 관계기관들은 홍우빌딩 방문자와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임직원들에게 안내문자를 보내 즉시 조치에 나섰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5~27일 사이에 여의도 홍우빌딩에 방문한 임직원은 증상에 관계 없이 즉시 퇴실 후 검사시행 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재택근무를 하도록 지시했다. 자녀가 해당 건물에 방문했을 때도 동일하게 적용했다.

증권사들은 주말에도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지침 전달에 나섰다. 이동이 많아질수록 감염가능성이 높아지는 전염병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KTB투자증권에서는 직원들에게 주 1회 방역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다. 공식적, 비공식적 외부활동 자제뿐 아니라 외부 방문객의 회사 방문도 제한하고 있다. 또한 임직원의 경우 감염 의심 상황이 발생할 경우 출근하지 않고 회사에 통보 후 자택대기 후 검사 결과를 기다리도록 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로 출퇴근 하는 A씨(28)는 "홍우빌딩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 회사에 보고 후 선별진료소를 방문했으나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이 너무 많아 당일에는 진료를 포기하고 자택으로 바로 귀가했다"며 "다음 날 검사 후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게 더욱 조심스러워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확진자 2명이 지난달 29일 오전께 여의도역 앞에 위치한 여의도종합상가에 방문했다는 공식적으로 알려지기 전에 선제적 대응에 나선 증권사도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앞선 홍우빌딩 사태를 선례 삼아 여의도종합상가 건물에 입점한 식당이나 병원에 방문한 이력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임직원에게 안내 지침을 내렸다.

일요일인 지난달 31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임직원들에게 "해당 건물에 방문한 이력이 있는 직원들은 다음날 월요일(6/1)에 출근하지 말고 반드시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고 안내했다. 임직원 본인 외에도 가족이 방문한 이력이 있다면 이를 똑같이 적용했다.

흥국증권 역시 여의도 종합상가에 확진자가 방문했다는 소식을 입수하자마자 해당 건물에 방문한 직원들은 확인해 건강 상태를 살폈다. 이 밖에도 관련 증상이 조금이라도 나타나거나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경우에는 대면 활동을 자제시키고 콘퍼런스콜로 일정을 대체하게 했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매일 오전 오후 회사차원에서 재난알림과 예방 당부를 보내며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느슨해지는 것을 막았다. 홍우빌딩 확진자 발생 이후에는 '여의도 활동 자제령'을 내리며 전염병 예방에 각별히 신경 쓸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여의도에 위치한 증권사에 재직 중인 B씨(29)는 "코로나19가 계속 지속돼오고 있는 가운데 여의도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자 회사 내 모임이나 회식이 전무한 상태"라며 "대화를 할 때도 더욱 조심하고 사무실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고 착용 상태를 유지하며 서로 주의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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