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만명당 26.6명 극단적 선택…OECD 1위

기사등록 2020/06/01 10:31:50

2018년 1만3670명 발생…전년 대비 9.7% 눌어나

정신적 문제, 생활고, 육체적 질병 등이 주요 요인

극단적 선택 생각 청소년이 성인보다 약 3배 많아

[서울=뉴시스]2018년 연령대별 극단적 선택 현황.(표=보건복지부 제공) 2020.06.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재희 구무서 기자 = 지난 2018년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잃은 사망자가 1만3670명으로 2017년보다 9.7%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망자 숫자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 높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는 연령대별로 정신적, 경제적, 육체적 어려움 등 다양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는 1일 '2020 자살예방백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시작한 자살예방백서는 자살 현황과 실태, 자살예방에 대한 연구, 정책·사업 등 관련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발간됐다.

◇극단적 선택 비율, OECD 내 최고…불명예 1위

2018년 극단적 선택을 한 사망자는 1만3670명으로 2017년 1만2463명에 비해 1207명, 9.7% 늘었다. 인구 10만명 당 극단적 선택을 한 비율은 26.6명으로 전년대비 2.3명, 9.5%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사람이 1만5906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 때와 비교하면 2236명이 줄었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 당 극단적 선택 비율 평균은 24.6명이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이며 OECD 평균 11.5명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특히 65세 이상 극단적 선택 비율은 53.3명으로 OECD 회원국 중 1위, 10~24세 청소년 극단적 선택 비율은 8.2명으로 10위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3111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 2172명, 경남 971명, 부산 952명, 인천 816명, 경북 790명, 충남 746명, 대구 656명, 전북 544명, 전남 525명, 강원 507명, 충북 493명, 대전 420명, 광주 373명, 울산 313명, 제주 201명, 세종 77명 순이었다.

각 지역별로 인구를 표준화해 산출한 연령표준화 극단적 선택 비율은 충남 29.8명, 제주 27.3명, 충북 26.7명, 강원 26.1명 등으로 높았고 서울 18.9명, 경기 21.0명 등으로 낮았다.

극단적 선택 사망자 발생 시기는 봄철이 많고 겨울철이 낮았는데, 3월엔 1409명이었고 2월은 958명으로 차이가 있었다.
[서울=뉴시스]2018년 국가별 극단적 선택 현황.(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0.06.01. photo@newsis.com
◇"돈 때문에, 몸이 아파서"…성별·연령별 극단적 선택 동기 다양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사람을 성별로 분류하면 남성이 72.1%, 여성이 27.9%다. 반면 응급실에 내원해 자해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비율은 여성이 55.7%로 남성 44.3%보다 많았다.

전년 대비 남자는 3.6명(10.4%), 여자는 1.0명(7.4%)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감률은 남자가 0.1% 증가, 여자는 2.1% 감소했다.

연령대별 극단적 선택 비율은 80세 이상이 69.8%로 가장 높았고 70대 48.9%, 50대 33.4%, 60대 32.9%, 40대 31.5%, 30대 27.5%, 20대 17.6%, 10대 5.8% 등이었다.

전년 대비 80세 이상(-0.4%) 연령층을 제외한 전 연령에서 증가했으며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10대(22.1%)다. 최근 5년간 극단적 선택을 한 비율의 연평균 증감률은 10대 6.5% 증가했다. 20대 이상 연령대는 모두 감소한 것과 차이가 있었다. 가장 크게 감소한 연령대는 70대(-4.0%)였다.

청소년의 극단적 선택 현황을 보면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숫자는 105명(14.5%) 증가, 비율은 1.4명(17.8%) 증가했는데 5년간 연평균 증감률은 5.2% 증가다.

반면 65세 이상 노인은 5년간 연평균 3.3% 감소했다.

극단적 선택 이유로는 정신적·정신과적 문제(31.6%), 경제생활 문제(25.7%), 육체적 질병 문제(18.4%) 순으로 높았다.

성별로 보면 남자는 경제생활 문제(30.8%), 여자는 정신적·정신과적 문제(48.2%)가 가장 높았다.

10~30대의 경우 정신적 어려움, 31~60세는 경제적 어려움, 61세 이상은 육체적 어려움으로 파악됐다.

◇저소득층일수록 극단적 선택 생각 많아…청소년은 성인의 3배

백서에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의 2019년 한국복지패널조사를 통한 '극단적 선택 생각률' 현황도 포함됐다. 패널조사는 2018년 1~12월 전국에 거주하는 표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제14차 조사에 토대한 것으로 지난 한 해 동안 한 번이라도 극단적 선택을 진지하게 생각한 사람의 비율이다.

성인의 극단적 선택 생각률은 4.7%, 극단적 선택 계획률은 1.1%, 극단적 선택 시도율은 0.5%다.

중위소득 60%(OECD 상대빈곤선) 미만 저소득층 가구원은 극단적 선택 생각률이 5.1%로 1.0%인 일반 가구원보다 4.1%포인트 놓았다. 전체 가구원은 1.7%다. 생계급여 등 국민기초생활보장 급여를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그 비율이 7.4%로 수급 경험이 없는 사람(1.3%)보다 6.1%포인트 높았다. 저소득 가구 중 수급 경험이 있는 경우 8.9%에 달했다.

집안일도 일도 할 수가 없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근로 능력 없음)은 극단적 선택 생각률이 8.8%로 단순 근로 가능(5.7%), 단순 근로 미약자(3.4%), 근로 가능(1.4%)보다 높게 나타났다. 소득 집단별로 저소득 가구원 중 실업자의 극단적 선택 생각률이 8.3%로 가장 높았고 비경제활동인구 6.0%, 취업자 2.9% 등이었다. 일반 가구원은 실업자 1.8%, 비경제활동인구 1.6%, 취업자 0.8%였다.

'나는 대체로 실패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답한 사람은 36.1%가극단적 선택 생각률에 대해 '항상 그렇다'고 답했다.

지난 한 해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운 사람의 비율은 저소득 가구가 0.6%, 일반 가구가 0.2%였으며 실제 시도한 비율은 저소득 가구원이 0.2%로 전체(0.1%)보다 높았다.

청소년의 경우 극단적 선택 생각률은 13.3%에 달했고 계획률 4.4%, 시도율은 3.1%로 성인보다 모두 높았다.

폭력으로 인한 병원 치료 경험이 있는 학생의 극단적 선택 생각률은 42.3%, 약물 경험이 있는 학생은 39.4%, 우울감 경험이 있는 학생은 38.2%에 달했다.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극단적 선택은 복합적인 사회적 문제로 인한 결과로 부처 간 민관 협력을 통해 지자체를 중심으로 예방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신적 고통 등 주변에 말하기 어려운 고통이 있거나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어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을 통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mj@newsis.com, nowes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