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표준시험 SAT·ACT, 유색인·저소득층에 불리 우려
2025년 완전 퇴출 목표…자체 시험 개발해 학생 선발
"다른 대학은 SAT·ACT 쓰는데…부담 가중" 우려도
SAT·ACT가 저소득층 및 유색인 학생에게 불리한 표준시험제도라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결정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UC가 5년에 걸쳐 SAT·ACT 반영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UC 의사결정 기구인 평의원 이사회는 이날 입학생 선발에 SAT·ACT 성적을 반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사회는 재닛 나폴리타노 UC 총괄총장이 지난달 내놓은 제안을 23 대 0으로 만장일치 가결했다. UC가 자체 입학시험을 개발할 때까지 5년의 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SAT·ACT를 퇴출하자는 제안이다.
UC는 이미 올해 지원자들에게 SAT·ACT를 선택 사항으로 제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험 일정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이날 결정에 따라 내년에도 이를 선택 사항으로 두고, 다음 2년 동안은 주내 지원자와 관련해 SAT·ACT를 점수를 고려하지 않는다. 2025년에는 어떤 학생에게도 SAT·ACT 점수를 선발 기준으로 적용하지 않게 된다.
미국에서는 SAT·ACT를 두고 사회 불평등 해소 및 공정성 차원에서 꾸준히 논의가 이뤄져 왔다. 평균적으로 흑인, 히스패닉 등 소수민족 학생이 백인 학생보다 낮은 점수를 받아와서다.
투표에 참여한 세실리아 에스토라노는 "그 시험들은 특권을 위한 시험이었다. 이제 사라질 때가 됐다"고 말했다.
가장 권위 있는 대입 시험을 거부한 이번 결정은 수십억달러 규모 미국 사교육 업계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아이비 리그 명문대들이 이 시험들을 요구하고 있지만, UC의 결정은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봤다.
SAT·ACT 관련 소송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12월 학생과 사회단체들은 지원자가 SAT·ACT 점수를 제출하는 건 소수인종, 저소득층 지원자에 대한 차별이라며 U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테리 하틀 미국교육위원회 수석 부회장은 "UC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교육 기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어떤 결정을 내리든 간에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UC는 다른 캘리포니아 학교들과 협력해 자체 입학시험을 연구할 예정이다.
SAT를 주관하는 대학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수험생 부담이 커진다고 비판했다. 대학위는 다른 대학에 지원하려면 SAT·ACT가 필수인데, UC 자체 시험도 따로 준비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UC는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등 유수 대학을 거느리고 있다. 이 중 6개 대학은 미국에서 지원자가 많은 상위 대학에 속한다. 특히 UCLA는 미국에서 지원자가 가장 많은 대학이다.
UC 학생 5분의 4가 SAT를 치렀다. 연간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대학위원회의 최대 고객인 셈이다.
표준화된 대입시험을 거부하는 추세는 지난해 대입 파문 이후 더 강해졌다. '위기의 주부들'로 에미상을 수상했던 배우 펠리시티 허프먼, 국민 시트콤 '풀하우스' 스타 로리 러플린, 로펌 대표 등이 입시 브로커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자녀를 명문대에 체육특기생으로 부정 입학시킨 사건이다.
이미 소규모 인문대를 중심으로 단과대학 및 종합대학 1230여곳이 SAT·ACT를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으로 정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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