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한국미술'이라는 책 제목과 달리, 19세기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미술'을 외국인이 들여다본 책이다.
덴마크 출신으로 런던대학교 소아즈대학에서 한국미술사를 가르치는 샬롯 홀릭 교수가 썼다.
한국이 개항과 근대화를 맞은 이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정치적 격변과 민주화, 서울 올림픽과 세계화를 거치면서 국제적인 위상을 획득한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 미술이 거쳐 온 여정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저자가 '한국미술'과의 인연은 1998년으로 거슬러간다.
1998년부터 6년간 영국 빅토리아 앤 알버트 미술관(Victoria & Albert Museum)의 한국관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이 후 2007년부터 런던대학교 소아즈대학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로, 전근대부터 동시대까지 한국 미술사를 가르쳤다.
2010년부터는 고려대학교 국제하계대학 프로그램에서도 한국 미술사를 강의했다. 그동안 고려 시대의 자기와 금속공예를 비롯해 20세기 초 나라 안팎의 한국 문화재 수집 등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2013년부터 SOAS 한국학연구소 소장, 2016년부터 영국 한국학회(British Association of Korean Studies, BAKS)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2017년 싱가포르 아시아 문명 박물관에서 ‘조선 왕조의 예술과 문화(Joseon Korea: Court Treasures and City Life)’라는 전시도 기획한 한국 미술사 전문가로 알려져있다.
그동안 한국 근현대미술을 다뤘던 책과 비교하면 국제적이다. 역사의 격변을 헤쳐 온 한국의 미술을 정체성이라는 키워드에 담았다. 한국 미술에 끼친 외국 미술의 영향, 일제강점기를 전후한 일본 미술의 영향, 해방 직후와 한국전쟁 전후로 미국 미술의 보급, 그리고 초기 북한 미술에 끼친 러시아와 소련 미술의 영향을 두루 살핀다.
역사의 국면마다 출현하는 정치적, 사회적 미술의 사조, 특히 일제강점기의 나혜석과 민중미술과 포스트 민중미술의 여성 예술가들의 활동과 작업도 조명했다.
저자는 "한국은 근대화 전후로 중국과 일본이라는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 속에 고유한 가치를 정립하기 위해 분투해왔고, 이제는 국제적인 미술계에서 당당히 정체성을 드러내는 문화 생산국이 되었다"며 '19세기부터 현재까지 한국미술'의 정체성과 위상을 이 책을 통해 보여준다. 380쪽, 이연식 옮김, 재승출판, 3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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