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립 "아직 코로나19 터널 많이 남아…종식 언제될지 자신 못해"

기사등록 2020/05/20 15:30:00

취임 1주년, 코로나19 이후 첫 공식 기자단 오찬

"등교 개학 두렵지만 총선의 기적, 믿음 준 계기"

생활치료센터 협의에 시간 지연, 아쉬운 점 꼽아

진천 물병 세례, 국민 공포감 확인…브리핑 실시

상병수당 도입 시기상조, '질본청' 지원 조직 필요

"WHO, 부정 평가 있어…직면한 도전에 고민해야"

[서울=뉴시스]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인근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김 차관은 아직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0.05.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병 상황이 안정화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면서도 국민·언론과 함께 반드시 이겨내겠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20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코로나19 국내 발병 이후 출입기자단과 공식 오찬간담회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차관은 지난해 5월23일 임명돼 이날이 약 1주년이다.

김 차관은 "여러분께 곧 (코로나19가) 마무리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저 스스로도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않아야 하는 게 정확한 현상 인식"이라며 "아직은 지나야 되는 터널이 꽤 많이 남았고 터널 중간중간에 잠깐씩 햇빛이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차관은 "방역당국의 입장에서만 보면 등교 개학을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도 "언제까지 계속 정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10일 혹은 한달만 참으면 된다고 하면 모르겠는데 언제가 될 지 자신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차관은 "합리적인 수준에서 가능하다고 하면 가야겠다고 결심을 할 수 있게 된 계기는 총선"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작은 선거도 대부분의 나라가 연기를 했고 전국 단위 선거는 참고를 할 족보도 없었다. 부처에서는 서로 다 두려운 상황이었다"며 "굉장히 노심초사했는데 선거로 확진자가 없었다는 건 기적이 아닌가 생각한다.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을 할 수도 있겠다는 믿음을 준 계기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아쉬운 점은 경증환자가 입소하는 생활치료센터 도입 과정을 꼽았다. 김 차관은 "왜 우리 지역에서는 병원도 못 가고 시설로 들어가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너무 이해가 됐다"면서도 "지금 돌아보면 그 분들을 설득하고 협의를 하는 시간을 며칠은 더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시간이 좀 늦어져서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지난 2월29일 저녁 긴급하게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장과 회동을 갖고 생활치료센터 도입을 논의했다. 이날 하루 확진환자 수는 813명이었다. 그 결과 정부는 이튿날인 3월1일 생활치료센터 도입을 공식 발표한다.

경증환자가 입소하는 생활치료센터와 달리 1월말 입국한 우한 교민들이 거주하던 임시거주시설은 코로나19 검사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만 입소함에도 당시 해당 지역주민들이 반발이 거셌다.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진천을 방문했던 김 차관은 "당시 분위기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시격리시설 지정에 반발하는 일부 주민에 의해 김 차관은 물병을 맞고 옷이 찢어지며 시계와 휴대전화를 잃어버리기도 했다.

김 차관은 "그때 느낀 건 지금 싸우고 있는 것이 바이러스 자체만이 아니라 불안감과 공포심이 아닌가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국민들의 막연안 불안감을 해소할 것인가 생각하고 하루 두 차례 브리핑을 하자고 결정했다"며 "진천에서 여러가지 일을 통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국민들의 공포감이 컸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쳐나가는 데 큰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확진자의 접촉자가 참석한 회의에 동석해 자가격리를 한 경험도 있다. 그는 "많은 문자와 연락이 왔는데 나로 하여금 죄책감을 갖도록 하더라. 확진자들이 느꼈을 심리적 상실감, 죄책감 이런 것들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 중 하나인 '아프면 3~4일 쉬기'와 관련해 상병수당 도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질의에 김 차관은 "이 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여러 고려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기업이나 경영계도 마찬가지고 정부도 재정적 여력이 아직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지금 단계에서 논의를 시작할 가치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책으로 채택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답했다.

질병관리본부의 '청'승격에 대해서 그는 "질병관리청이 승격되면 협력하고 지원할 수 있는 보건복지부 내부 조직 정비가 굉장히 중요하다. 청만 승격한다고 해서 혼자 일을 잘하기는 어렵다. 2인3각으로 정책 뒷받침이 조화를 이뤄야 신속·효과적인 조직 기반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외 보건복지부 현안에 대해서는 돌봄체계 강화, 21대 국회와의 업무 협력, 국민연금의 미래 등을 언급했다.

김 차관은 지난 29일 세계보건기구(WHO)의 집행이사로 지명됐다. 김 차관은 "WHO가 직면한 도전에 대해 심각히 고민해봐야 한다. WHO 평가의 스펙트럼에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는 게 분명한 사실"이라며 "그간 보건복지부에서 만 30년 넘게 근무를 했는데 개인적으로 느낀 경험, 우리의 집단지성을 지역과 글로벌 보건 향상에 기여하는데 쓰고 싶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