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간격 좁고 환기 어려워…노래 '비말 대량 유발'"
"에어컨 사용하되 자주 환기 필요…공조 위험은 미확인"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노래방에서의 접촉으로 인한 (감염) 사례가 보고되는 상황"이라며 "공기 공조시스템을 통한 확산보다는 비말이 환경을 오염시켜서 감염이 확산됐을 가능성이 조금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마포구 홍대 앞 주점 일행 5명의 확진 사례를 이태원 클럽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5명은 이태원 방문 이력이 없어서다.
강서구 31번 확진자인 20대 남성 A씨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뒤 지난 8일 확진판정을 받은 관악구 46번 확진자인 20세 남성 B씨와 관악구의 '별별코인노래방'에서 접촉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다만 A씨와 B씨는 관악구 노래방 일행은 아니었고, 지난 4일 노래방의 같은 방을 3분 간격으로 드나든 것으로 파악된 상태다.
B씨의 지인인 도봉구 10번 확진자인 20대 남성 C씨는 도봉구 창1동에 위치한 '가왕노래방'을 다녀왔는데, 이후 이 노래방 방문자 2명(도봉 12·13번 환자)이 추가로 확진됐다. 이들 역시 일행은 아니었고 같은 방을 이용하지도 않았다.
정 본부장은 "노래방 구조가 방의 간격이 굉장히 좁고 환기가 어렵다"며 "노래 자체도 비말을 굉장히 많이 유발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밀폐되고 좁은 실내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부르다보니 만약 확진자가 있었을 경우 비말이 좁은 공간 내 복도 등 공용장소를 통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는 반드시 공조시스템을 통해 전파됐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비말을 통한 확산, 화장실과 휴게실 등 공용공간에서의 접촉 등 시간과 공간 공유로 인한 전파 위험성이 현재로서는 더 크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노래방의 특성상 비말이 많이 발생하고 그 비말이 직접적인 확산과 주변 환경을 오염시킬 확률이 굉장히 높다"며 "현재까지는 (비말 외에는) 공조(시스템) 등 다른 것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된 사례 보고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방대본은 '에어컨을 사용하되 환기를 자주 시켜야 한다'는 취지의 에어컨 사용 지침을 마련 중이지만 공조시스템에 관해서는 빠져 있다.
그러나 오염된 에어컨 필터나 공조시스템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5년 국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보건당국은 병원 입원실 에어컨의 오염된 필터가 감염을 확산시켰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요즘 건물은 대부분 층별 분리 공조시스템이라 바이러스가 위·아래층을 오가기는 어렵다.
수도권 최대 신종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일어난 서울 구로 콜센터 사례도 건물 11층 외에서는 발생 사례가 극히 적어 공조시스템을 통한 층간 확산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발표했었다.
정 본부장은 "중국에서 에어컨으로 인한 비말 확산으로 감염이 진행됐을 것이란 보고 외에는 특별한 사항이 없다"며 "에어컨 지침에 관한 명확한 근거나 사례는 현재로서는 없지만, 문을 닫은 채 에어컨을 사용하고 환기시키지 않는 것은 문제로 인식해 '에어컨을 사용하되 환기를 자주 시켜야 된다' 정도로 전문가 합의를 낸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공조(시스템)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며 "병원에서의 의학적인 처치로 에어로졸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비말이나 접촉으로 전파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구로 콜센터 경우에도 여러 층에 걸쳐 환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층 간의 공조를 통한 전파가 되지 않았을까하는 우려가 있었다"면서도 "한 층에서의 발생률이 굉장히 높았고 층 간의 접촉은 개인 간 접촉을 통한 전파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노래방 집단감염과) 유사한 점이라면 대부분 면역이 없기에 밀폐되고 밀접한 접촉을 하면 전염력이 굉장히 높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바이러스는 침방울을 통해 또는 오염된 손을 통해 감염된다"며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사람 간의 접촉을 줄여야 된다. 여러 사람이 모이면 전파될 확률과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감염이 증폭될 수 있는 클럽, 감성주점, 단란주점, 콜라텍, 포차, 노래방 등의 방문은 피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