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때문에…' 미성년자 성추행 90대 노인 집행유예

기사등록 2020/05/08 10:57:45

법원 "실형 선고 마땅하지만, 치매상태 고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다수의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90대 치매 노인이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A(90)씨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A씨는 지난해 5월 제주 시내에 위치한 자신의 집 앞에서 피해자 B(10)양에게 말을 걸며 다가 신체 일부를 만졌다.

A씨의 이상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오가며 미성년자 피해자 여러 명에게 다가가 신체를 만지는 행동을 계속했다.

급기야 달리는 버스 안에서 자신의 신체 중요 부위를 드러낸 A씨는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여러 명이고, 현재까지도 피고인이 그들로부터 용서받지 못 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겪은 점을 고려하면 실형을 선고함이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국가유공자로서 성실한 가장으로 생활하던 A씨가 고령에 따른 치매가 결국 심해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실형을 선고해 사회질서를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피고인의 연령과 현재 상태를 고려해 요양원 등 격리시설에 수용해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더 나은 방편이라 여겨진다"고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의 인지 능력으론 성폭력치료강의 등이 무의미하다고 판단, 검사가 청구한 각종 고지 명령을 면제하고 보호관찰을 받도록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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