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SK행복드림구장 외야 2222석에 현수막 설치
인천에 외신 11개 매체 찾아
KBO리그 개막전임에도 수많은 외신 기자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무관중으로 개막전을 치르는 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의 풍경이다.
이날 한화 이글스와 개막전을 치르는 SK 와이번스는 관중이 없는 관중석의 허전함을 조금이나마 채우기 위해 외야 2222석에 현수막을 내걸었다.
현수막 속에는 채소 무 캐릭터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SK가 무관중에서 착안해 만든 '무 관중'이다. 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의 모습도 새겨졌다.
생활방역 지침을 지키기 위해 경기 전 감독과 취재진 간의 인터뷰도 더그아웃이 아닌 1·3루 프랜들리존에서 진행됐다. 그라운드 위의 감독과 관중석 쪽의 취재진이 그물을 사이에 두고 마주서서 인터뷰를 했다.
비록 무관중 경기로 개막하지만, 정규시즌 개막인 만큼 연습경기와 느낌은 다르다.
염경엽 SK 감독은 "항상 긴장하고, 기대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개막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고, 한용덕 한화 감독도 "연습경기와 비교해서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프로야구가 개막해 일단 무척 기쁘다"며 반겼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스포츠가 멈춰 선 가운데 대만프로야구에 이어 두 번째로 개막한 KBO리그는 전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크다. KBO리그는 미국 ESPN과 일본 SPOZONE을 통해 생중계된다.
알자지라 방송의 롭 맥브라이드 영어뉴스 서울지국장은 염 감독에 직접 질문을 하기도 했다.
맥브라이드 지국장은 염 감독을 향해 "무관중으로 개막하고, 외신의 관심이 집중되는데 어떠냐"고 물었다.
당초 한국 취재진이 같은 질문을 했을 때 말을 아꼈던 염 감독은 "일단 KBO리그가 관심을 받는 것 자체로 반갑고, 알릴 수 있어서 좋다"며 "국민들의 의식 덕분에 이런 관심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런 부분에 대해 팬들에게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KBO리그가 얼마나 재미있고, 좋은 경기를 하는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이런 기회 속에 선수와 감독, 프런트 등 모든 사람들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감독은 "한국 국민들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잘 지키고 방어해서 KBO리그 개막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외신들도 이런 부분을 놀라워할 것이다. 잘 해나간다면 전 세계적으로 한국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SK와 한화의 2020시즌 공식 개막전의 시구자도 특별했다. 코로나19로 힘든 이웃을 위해 자신의 용돈을 턴 11세의 어린이 노준표군이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랐다. 노군은 코로나19로 힘든 이웃을 돕기 위해 자신의 용돈으로 부개3동 복지센터에 마스크 100개, 라텍스 장갑 200개, 휴대용 소독 티슈 86개를 기부했다.
그라운드에서 애국가를 부르는 장면도 없었다. 대신 팬 애국가 영상 공모를 통해 선정된 예랑 어린이집 미소반 어린이들이 애국가를 부르는 영상이 상영됐다.
SK는 경기 중 포수 후면석 라이브존 등을 통해 팬들에 대한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도 표출했다. 본부석 LED를 통해 '안녕하십니까? 무관중입니다, 여러분 몫까지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무' 관중도 등장했다.
무관중 경기지만, SK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는 경기 시작 후 응원단상 위에 나타났다. 응원단은 유튜브로 지켜보고 있을 팬들을 향해 응원전을 펼치며 썰렁함을 조금이나마 잠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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