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 초미세먼지 12~3월 집중…기저농도 낮추는 정책 필요
서울연구원 "비상저감조치는 단기 예보에만 의존해 불충분"
"시즌제 통해 국내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기저농도 낮춰야"
이에 따라 미세먼지 발생의 계절적 특성을 고려해 고농도 시즌에 대응할 수 있는 '시즌제'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연구원은 2일 '미세먼지 시즌제 도입 방안'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며, 겨울철에 주로 발생하는 고농도 초미세먼지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유진 서울연구원 안전환경연구실 연구위원은 "시즌제의 정의와 목표는 재난에 가까운 고농도 상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고농도 발생이 잦은 특정 시기의 배출저감 대책을 강화해 기저농도를 사전에 낮추는 것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 시즌제'는 우리나라의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대부분 겨울철(12~3월)에 집중돼 있는 만큼 해당 기간 동안 국내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이다.
최근 10년(2009~2018년) 동안 서울시 초미세먼지 고농도 발생현황을 보면 비상저감조치 발령 기준(일평균 50㎍/㎥ 초과)에 부합하는 고농도 일수가 180일이었다. 이 중 1월이 35일로 가장 많았고 이어 2월(31일), 12월(27일) 순으로 발생했다.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기준(시간 평균 75㎍/㎥ 이상 2시간 이상 지속)을 초과하는 일수도 148일이었고, 월별로는 1월(31일), 2월(27일), 12월(26일) 등의 순으로 많았다.
고려하는 기준에 따라 순위 차이는 있지만 12월과 1월, 2월, 3월에 고농도 미세먼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 연구위원은 "현재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단기예보에 의존해 충분한 사전예고 없이 시행되는 ▲1~2일 전 사업장·공사장의 운영 단축·조정 ▲차량 운행 제한 등의 조치들로 구성돼 있다"며 "이에 따라 공공 중심의 참여로 그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고, 2차 생성 미세먼지 발생 억제효과도 단시간에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즌제는 사전에 국내 배출을 줄여 기저 농도를 낮춰 놓으면, 중국 등 국외에서 같은 강도의 영향이 와도 시즌제 대책 시행 이전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위원은 "시즌제 대책은 비상저감조치와 마찬가지로 특정 배출원의 배출활동을 제한하거나, 지도·점검 및 단속을 통해 불법행위에 따른 배출활동을 최소화하는 것이 기본 골자"라며 "그러나 시즌 기간 내내 제한이 필요한 만큼 현실적인 대책 이행을 위해 개별 배출원의 배출특성을 면밀히 검토해 대상 배출원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농도에 미치는 기여가 상대적으로 높은 주변지역(인천, 경기, 충남)까지 포함해 시행 효과를 평가한 결과 대부분 지역에서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제한과 공사장 비산먼지, 도로청소에 의한 배출저감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석탄화력발전소 80% 상한제약 시행의 경우, 실제 운영출력을 고려한 평가 결과 실질적인 배출저감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됐다"며 "노후석탄화력발전의 경우 가동중단 등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고려하거나, 그 외 초미세먼지의 재료가 되는 물질(전구물질)에 대한 강도 높은 구차대책이 병행돼야 유의미한 저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시즌제가 전국적으로 동시에 시행되는 것이 좋지만 지방정부의 준비 상황 등이 달라 현실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최소한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범위에서는 함께 시즌 대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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