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 앞에서 20여분 기다린 끝에 회동 성사
회동 후 "거절하거나 수락하는 표현은 없어"
"지금 상태에서 김종인 체제 갈 상황은 아냐"
김재원 "내일 최고위 열고 결과 의논해볼 것"
이날 저녁 8시30분께 통합당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과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서울 종로구의 김 전 위원장 자택을 찾았다. 김 전 위원장을 직접 만나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김 정책위의장은 기자들에게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설득을) 안 받아주면 사퇴하고 끝나야 한다"며 김 전 위원장이 수락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다. (거절 당해도) 어쩔 수 없다. 표류하더라도 후임 원내대표 선출이 되어야 하고 그 전 단계에 정상화를 위해 여러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임기 조정에 대해서는 "(김 전 위원장이) 그런 생각은 전혀 안하실 것이다. (비대위원장) 맡아서 내 임기를 연장해달라 이런 말씀 하실 수 있겠냐. 그러니까 일이 안되고 있는 것"이라며 다른 비대위원장 후보군에 대한 질문에는 "그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심 권한대행과 김 정책위의장이 20여분간 기다리자 김 전 위원장의 차가 자택 앞으로 도착했다.
김 전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나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다. 별로 해 줄 말이 없다"며 말을 아낀 채, 심 권한대행과 김 정책위의장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
김 정책위원장은 "거절하고 제안하고 이런 이야기가 없었다"며 "거절하거나 거절하지 않는 의사 표시는 없었고 물론 수락한 의사 표시도 없었다. 와인만 3잔 마셨다. 그간 당내 상황과 오늘 의결한 전체적인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로 당장 갈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다"라며 "최고위원회를 열어 의논해서 향후 결정해야 할 상황 같다. (수락 여부는) 여러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 당장 내일 한 번 최고위원들하고 의논해봐야 하지 않겠나. 당장 전국위원회와 상임 전국위원회 (결과에 대해서도) 물어보고"라고 답했다.
4개월 임기라면 비대위원장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은 당연한 것으로 저희는 받아들이고 있다"며 당헌·당규 개정에 대해서는 "그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자기 임기 연장을 위한 개정은, 본인 스스로 그런 생각을 안 하신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상태에서 (김 전 위원장에게) 8월 말까지 전당대회 준비하는 비대위원장 맡으라고 하면 그건 아니라는 (입장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걸 확인하러 온 게 아니다"라며 "그런 상태에서 말씀 드리려 해도 요청이 쉽지 않다는 생각은 들었다"고 말했다.
다시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만나는 거야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상태에서 비대위원장 맡아달라고 말씀드려도 수락하실 상황도 아니고 수락하실 의사도 별로 없는 것 같지만"이라며 "그래도 저희는 저희 당 입장 잘 설명하고 시간 갖고 여러 방안을 모색해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결국 김 전 위원장의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어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상임 전국위에서는 당 대표 임기가 8월까지인 당헌·당규 개정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상임 전국위가 무산됨에 따라 2020년 8월 31일 전당대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이 유효하게 됐고, 이후 김종인 비대위가 들어선다 해도 비대위 임기는 8월까지인 셈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전부터 전당대회를 8월에 하겠다는 전제가 붙으면 비대위원장을 맡을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혀왔다.
이날 8월 말 전당대회 규정이 유지된 채로 비대위 안건만 의결되자, 예상대로 김 전 위원장 측은 "김종인 대표께선 오늘 통합당 전국위에서 이뤄진 결정을 비대위원장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심 권한대행은 김 전 위원장을 설득해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전국위를 마치고 "김 전 위원장에게 득표 내용을 다시 한번 말씀 드리고 비대위원장을 수락해달라고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후 저녁께 자택으로 직접 찾아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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