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 앞에서 20여분 기다린 끝에 회동 성사
이날 저녁 8시30분께 통합당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과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서울 종로구의 김 전 위원장 자택을 찾았다. 김 전 위원장을 직접 만나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김 정책위의장은 기자들에게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설득을) 안 받아주면 사퇴하고 끝나야 한다"며 김 전 위원장이 수락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다. (거절 당해도) 어쩔 수 없다. 표류하더라도 후임 원내대표 선출이 되어야 하고 그 전 단계에 정상화를 위해 여러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다른 비대위원장 후보군에 대한 질문에는 "그건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심 권한대행과 김 정책위의장이 20여분간 기다리자 김 전 위원장의 차가 자택 앞으로 도착했다.
김 전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나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다. 별로 해 줄 말이 없다"며 말을 아낀 채, 심 권한대행과 김 정책위의장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
통합당은 이날 오전 당선인 총회를 개최한 뒤 오후 2시께부터 상임 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차례로 열어 '김종인 비대위' 구성을 위한 의결을 시도했다. 하지만 오후 2시께 예정됐던 상임 전국위원회는 정족수 미달로 개최되지 못했다. 이에 전국위 역시 무산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639명 중 330명 참여로 성원돼 예정대로 개최됐다.
상임 전국위에서는 당 대표 임기가 8월까지인 당헌·당규 개정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상임 전국위가 무산됨에 따라 2020년 8월 31일 전당대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이 유효하게 됐고, 이후 김종인 비대위가 들어선다 해도 비대위 임기는 8월까지인 셈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전부터 전당대회를 8월에 하겠다는 전제가 붙으면 비대위원장을 맡을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밝혀왔다.
이날 8월 말 전당대회 규정이 유지된 채로 비대위 안건만 의결되자, 예상대로 김 전 위원장 측은 "김종인 대표께선 오늘 통합당 전국위에서 이뤄진 결정을 비대위원장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심 권한대행은 김 전 위원장을 설득해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전국위를 마치고 "김 전 위원장에게 득표 내용을 다시 한번 말씀 드리고 비대위원장을 수락해달라고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후 저녁께 자택으로 직접 찾아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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