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레몬, '코로나 박쥐' 디자인 공유 직원 해고…"인종차별"

기사등록 2020/04/22 16:33:01

'박쥐 볶음밥' 이름 달린 티셔츠 디자인 공유

소비자들, 룰루레몬 불매 선언하며 거센 항의

사측 "우리 제품 아냐…해당 디렉터와 계약 종료"

[서울=뉴시스]21일(현지시간)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스포츠 의류 업체 룰루레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박쥐 볶음밥' 티셔츠 디자인을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한 아트 디렉터 트레버 플레밍을 해고했다. 해당 티셔츠를 두고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이 일어서다. 사진은 트위터에서 문제의 티셔츠 사진을 캡처한 것이다. 2020.04.22.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캐나다 스포츠 의류 업체 룰루레몬이 인종차별 논란으로 불매운동 압박을 받다가 결국 사과했다. 한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원인으로 의심되는 박쥐와 중국식 볶음밥 용기가 그려진 티셔츠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해서다.

21일(현지시간) USA투데이,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룰루레몬의 글로벌 아트 디렉터 트레버 플레밍은 19일 인스타그램에 중국식 볶음밥 포장 용기에서 박쥐가 날개를 뻗고 있는 디자인의 티셔츠 사진을 공유했다. 포장 용기에는 '사양할게(NO THANK YOU)'라고 써있다. 티셔츠 앞면에는 젓가락에 박쥐 날개가 달린 그림이 담겼다.

티셔츠 이름은 '박쥐 볶음밥(Bat Fried Rice)'이며 가격은 60달러로 소개됐다.

이를 두고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이 극심해진 상황이라 더 논란이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룰루레몬이 중국을 모욕했다"는 해시태그(#) 조회수가 2억건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룰루레몬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인종차별을 하다니, 내가 가진 모든 룰루레몬 옷을 버리겠다"는 식의 분노 댓글이 수천개 달렸다.

온라인상에서 룰루레몬을 불매하겠다는 선언이 일파만파 이어지자 결국 사측은 사과 의사를 표명했다. '요가복계의 샤넬'로 불리는 룰루레몬은 비교적 높은 가격대에도 탄탄한 구매층을 형성해왔다.

룰루레몬의 대변인 에린 행킨슨은 성명을 통해 "문화와 가치는 우리의 정체성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룰루레몬은 이런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직원 한 명이 그런 공격적인 디자인의 티셔츠를 홍보하는 데 일조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 그 이미지와 게시물은 부적절하며, 우리는 그런 행동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룰루레몬은 사건 이후 플레밍과의 관계를 끊었다면서 해당 티셔츠는 룰루레몬 제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행킨슨은 "우리는 즉시 조치했으며 관련자(플레밍)는 더이상 우리 직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처음 해당 디자인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예술가 제스 슬러더도 수습에 나섰다.

당초 그는 "코로나19는 어디에서 왔을까? 확실하게 밝혀진 건 없지만 박쥐와 관련이 있다는 건 안다"고 썼었다. 이후 인종차별이라는 비난이 거세지자 그는 "예술가로서 종종 현실을 풍자하면서 경계를 넘나든다. 나는 선을 넘었다"며 "이번 일은 작품의 영향력을 더 신중하게 생각하라는 교훈을 줬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지난해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처음 보고됐다. 일각에서는 우한 연구소에서 코로나19가 발원했다고 의심했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는 21일 코로나19가 박쥐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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