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이 30명 감염시킨 예천…어느덧 광주시보다 확진자 많다

기사등록 2020/04/16 18:29:16

광주보다 인구 50배 적은데 확진자는 더 많아

일주일 사이에 30명 폭증…감염 전파속도 빨라

거리두기 종료 앞둔 정부, "둑 무너질라" 난감

[서울=뉴시스]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지난 7일 오후 2시10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2020.04.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감염경로 '미상'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부터 시작된 경북 예천의 지역사회 전파 규모가 광역시인 광주의 누적 확진환자 수를 넘어서면서 코로나19의 전파력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16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경북 예천군 관련 확진환자가 6명 더 늘어 총 31명이라고 밝혔다.

경북 예천에서는 지난 4월9일 확진환자가 확인된 이후 불과 7일만에 31명의 확진환자가 확인됐다. 여기에는 안동 소재 2명, 문경 소재 1명의 환자도 포함돼있다.

최근 일주일간 예천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환자 31명은 지난 약 3달간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 누적 확진환자 28명보다 많은 수치다. 전북과 전남에는 각각 17명, 15명의 확진환자만 발생한 상태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현황에 따르면 2020년 예천군의 인구는 5만5452명이다. 반면 광주의 인구는 145만5705명에 달한다. 인구수는 약 30배 차이가 나는데 오히려 예천의 확진환자가 광주보다 많다.

4월9일 확인된 확진환자는 해외여행력이 없는 환자다. 여전히 감염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방역당국에 의해 격리 등으로 통제되지 않은 감염자가 지역사회 활동을 하면서 추가 전파가 발생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초기에 전파력이 빠르다는 게 특징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지난 2월18일 '신천지' 교인이었던 31번째 확진자가 나오고 일주일만인 2월25일 신천지 관련 환자가 501명이 발생했다. 4월16일 기준 신천지 관련 환자는 총 5211명까지 늘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 사람의 감염 가능 기간 평균 몇명의 사람에게 전파되는지를 수치화한 재생산지수(RO)는 국내에서 6~7까지 올라간 바 있다. 1명이 확진환자가 7명까지 감염시켰다는 의미다. 코로나19와 비슷한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의 재생산지수는 0.4~0.9,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는 4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는 증상이 경미해 감염자가 인지를 못하거나 아예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도 발생한다. 고려대학교구로병원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 초기 코로나19 확진환자 중 10%가 무증상 감염자다.

증상은 인지하기 어려운데 초기에 전파력이 강하다는 특성 때문에 방역당국은 감염경로 파악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하면서 전체 확진환자 중 감염경로 미파악자 비율 5% 이내라는 목표치를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예천 등에서 감염경로 미파악자에 의한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하면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및 완화 시점이 다가오는 정부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자칫 방역수준을 느슨하게 했다가 지역사회 내 통제가 되지 않는 감염자가 발생하면 이 환자들로부터 다수의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도 16일 정례브리핑에서 "비유를 하자면 둑을 쌓아서 물길을 막는 것은 매우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그 둑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19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를 앞두고 16일 제2차 생활방역위원회를 개최해 향후 추진 계획과 일정 등을 논의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제2차 생활방역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여전히 감염원을 알수 없는 환자가 발생하고 있어 방역에 대한 긴장을 늦춰서는 안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es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