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음식배달업 날개 단 글로벌 기업들…배달의민족은 제자리걸음

기사등록 2020/04/12 09:25:33

"토종 1위 배달앱 '배민' 새 요금체계 시행으로 십자포화"

"결국 열흘만에 백지화…깃발꽂기 등 문제는 원점으로"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감염 우려로 전 세계적으로 음식 배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배달 기업들은 서비스 확대하고 다양한 기술 실험에 나서는 등 위기를 기회로 삼으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국내 1위 배달업체인 배달의 민족이 최근 신규 수수료 체계 논란으로 사업과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었다.

12일 블룸버그가 지난 8일 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우버의 음식 배달 플랫폼인 '우버이츠'는 기업 임직원 집으로 음식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브라질,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으로 확장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를 하는 임직원들의 음식 주문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우버이츠는 연내로 이 서비스를 12개국에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 우버는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음식배달 사업을 올해 실적을 개선하는 데 핵심 사업으로 여기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태생 사업이었던 승차공유업에서 오히려 음식 배달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긴 것이다.

세계적인 승차공유 회사인 리프트는 운전자들에게 음식이나 의약품을 배달하는 추가적인 일을 제공하기 위해 회사들과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음식 배달 기술 혁신도 더욱 탄력을 받은 모습이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가 지난 1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스타십 테크놀로지의 로봇 음식 및 식품 배달 서비스인 '템페'는 지난달 말 워싱턴 D.C에서 서비스를 시작, 앞으로도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대 20파운드(약 9㎏)를 실을 수 있는 템페의 자율로봇이 도착하면 이용자는 알림을 받고 앱을 통해 잠금을 해제한 뒤 음식을 받을 수 있다.

스타십 테크놀로지 관계자는 "로봇배달 수요가 최근 몇 주 동안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며 "현재 5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템페의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고 곧 더 많은 식당과 식료품점을 추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 내 배달앱은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배달의민족은 최근 신규 수수료 체제로 십자포화를 맞았다.

앞서 배민은 이달 1일 주문 성사 시 배민이 5.8%의 수수료를 받는 요금체계인 ‘오픈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8만8000원의 월정액 광고인 ‘울트라콜’ 중심의 요금체계였다. 그러나 새 정률제 서비스는 매출 규모가 클수록 수수료도 늘어나는 구조여서 소상공인들에게 부담이 높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더군다나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한 소상공인들은 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배민에 거세게 항의했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잇따라 반대 성명을 발표했고, 정치권은 4월 총선과 맞물려 앞다퉈 '독과점의 횡포'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방자치단체는 잇따라 공공 배달앱을 출시하거나 개발에 착수하는 움직임을 보이기까지 했다.

이에 배민은 지난 10일 창업자 김봉진 의장과 김범준 대표의 명의로 사과문과 함께 수수료 체계 전면 백지화를 선언했다.

이로써 수수료 논란은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전 요금체계로의 복귀로 기존에 안고 있었던 '깃발꽂기' 등의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왔으며 배민은 사업과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이 밖에도 코로나로 더욱 불붙는 글로벌 음식 배달시장 경쟁에서 한국이 뒤처질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배민이 준비하고 있는 해외 진출은 안방시장이 뒷받침 돼야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앞서 우아한형제들은 작년 말 글로벌 진출을 위해 독일계 음식배달 서비스 기업 딜리버리히어로와 40억 달러(약 4조870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M&A) 계약을 체결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양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 김 의장은 합작사인 우아DH아시아의 회장을 맡아, 아시아 11개국 시장의 배달 서비스를 총괄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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