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0.02%…9개월 만에 하락 전환
서울 매매가격 하락 지역 11개구로 대폭 늘어
전망 팽팽…"적어도 1년 조정" vs "곧 반등할 것"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집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부동산 침체기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3일 한국감정원 주간매매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31일 기준) 서울 집값은 0.02% 하락해 약 9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한정됐던 하락세가 이번주에는 성북구(-0.03%), 광진구(-0.02%), 마포구(-0.02%), 강동구(-0.01%), 종로구(-0.01%), 중구(-0.01%), 용산구(-0.01%), 성동구(-0.01%) 등으로 대폭 늘어났다.
동작구와 서대문구, 은평구도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세로 내려앉았다.
강남3구에 이어 강북권 대표 주거 지역들도 줄줄이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침체기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조정기에는 투자 수요가 많이 유입된 지역들 부터 하락세를 나타내기 시작해 실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확산되는데 최근 이 같은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남3구 외 지역에서도 실거래가 하락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의 래미안 8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2일 9억6000만원(12층)에 거래 됐다. 앞서 2월 9억9500만원(4층), 1월 9억8000만원(16층)에 거래됐던 것에 비해 매매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길음뉴타운 푸르지오 2단지 전용면적㎡도 지난달 7억5000만원(10층), 7억550만원(8층)에 손바뀜 했다. 지난 2월 최고가인 7억7800만원(17층)에 거래된 것에 비해 소폭 떨어진 가격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강북 대표 주거지역인 성북구에서는 길음뉴타운과 장위뉴타운을 중심으로 호가와 실거래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집값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대출 규제와 자금출처 증빙 강화, 보유세 부담 증가 등의 정부 규제에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경제가 휘청이면서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조정이 6개월 내 단기에 그칠지, 아니면 1년 이상 길어질지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엇갈린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기 위축 우려로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백신개발 등을 통해 경제활동이 살아날 수 있기 때문에 집값 조정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거래량이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가격 하락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신영증권 박세라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전반적인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올해 하반기 까지는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에 정책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조정 기간이 짧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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