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동자들 "코로나19로 호황인데 수수료 깎나" 반발

기사등록 2020/03/23 16:28:58

택배사, 25일 울산 택배원 수수료 삭감

택배노동자 "택배물량 늘어나 힘들다"

"이 시국에 배송수수료 인하 기막히다"

한진택배 "수수료 정상화 과정" 반박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23일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회사에 울산 택배노동자의 배송수수료 인하 방침에 대해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2020.03.23wakeup@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기로 배송 물량이 늘어난 가운데, 택배노동자 단체가 '회사는 오히려 배송 수수료를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며 규탄하고 나섰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노동자들은 코로나19 감염의 두려움과 엄청난 물량 증가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그런데) 한진택배는 오는 25일부터 울산 한진택배 노동자들의 배송 수수료를 50원 인하하기로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19로 곳곳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택배회사들은 택배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 표정관리를 해야 할 만큼 돈을 벌고 있다"며 "이익을 어려운 사람에 베풀어도 모자랄 판에 택배노동자들의 배달 수수료 인하라니 기가 막힐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발언자로 나선 강규혁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실제로)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평소 배달하던 물량의 30~40% 가까이 배달량이 증가했다"며 "증권가조차 30~40%의 이익이 증대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김찬희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울산한진지회 지회장은 "2016년부터 배송 수수료를 인하했다는 자료가 있는데, 그 전 자료는 구하지를 못한다"며 "울산에서 (택배원으로) 일한 지 7년 이상된 사람이 몇 명 안돼 그 이전 자료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수료 깎으면서 일하려면 일하고 아니면 말라는 얘기"라며 "살려달라, 살고 싶다"고 외쳤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10여명의 택배노동자가 참석해 '코로나로 떼돈벌면서 택배노동자 수수료삭감?', '한진택배 규탄한다', '놀부심보 한진택배'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참석자들은 발언자 연설 중간중간 '일방적인 택배수수료 인하, 한진택배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기자회견은 연사 발언 이후 기자회견문 낭독을 끝으로 낮 12시께 종료됐다.

한편 이에 대해 한진택배 측은 수수료 인하가 아니라 다른 지역보다 높았던 수수료를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한진택배 측은 "울산지역은 과거 중공업이 호황일 때는 물가지수도 높고 택배기사 구인도 어려워, 당시 회사도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읍·면 지역보다 훨씬 높은 수수료를 지원했다"며 "2018년부터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타지역과의 형평성을 감안해 울산지역 집배점장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순차적으로 지급 수수료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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