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비교하면 추경 규모 충분히 않다" 판단
당정청, 2차 추경 편성 필요성 공감…총선 후 처리 검토
美 '1000달러 지급' 계기 재난소득 논의 탄력…공론화 착수
코로나19가 전세계 경제를 휩쓸면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위기가 우려되는 만큼 이번 추경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국회를 통과한 코로나19 추경에 대해 "2008년 금융위기 때 24조8000억원 추경에 비하면 아직도 코로나19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다"며 2차 추경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금융시장의 동요가 외환과 실물위기로 옮겨가기 전에 유동성을 해결하고 통화스와프 등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만큼 추경 이외의 상황도 면밀히 살피면서 보다 극단의 경제대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추경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야당은) 여전히 정부 추경을 '총선용'이라고 트집잡고 있는데 대단히 정략적·선동적인 포퓰리즘"이라며 "국민의 삶에 투입된 것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경제위기는 전 지구적 위기"라고 강조했다.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코로나19 대응 회의에서도 당정청은 2차 추경 편성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코로나19 상황이 급변해서 추경에 모두 반영은 못 했다"며 "대통령도 특단의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당정도 2차 추경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차 추경에 대한 시기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2차 추경을 전제로 하는 대화들은 있었다"며 "지방자치단체가 긴급지원을 하고 중앙정부의 보전이 필요하다면 추후 추경을 통해 도와줄 수 있는 거 아니냐는 발언이 정부 측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당초 민주당은 정부가 11조7000억원 규모로 편성해 온 이번 코로나19 추경과 관련해 국회 상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증액된 6조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이 추경 규모를 정부안 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주장하고 재정당국도 추경 확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11조7000억원+알파(α)'는 불발됐다.
이에 전날 이인영 원내내표는 추경 처리 뒤 기자들과 만나 "추경 논의가 시작됐을 때보다도 더 많은 계층과 산업 분야로 그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데 그 부분을 다 담지 못한 게 아쉽다"고 하기도 했다.
다만 4·15 총선 전에 2차 추경을 위한 국회가 한번 더 열리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따라서 민주당은 정부가 총선 기간 동안 2차 추경 준비에 착수하면 20대 국회 임기가 끝나기 전인 5월께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2차 추경을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김경수 경남지사와 이재명 경기지사 등 여권 지자체장들이 띄운 재난기본소득 논의도 당내에서 보다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인당 1000달러(약 123만원)의 현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안을 밝히면서 재난기본소득 논의가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미국의 현금성 지원 논의를 설명하면서 "이번 추경은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시작이지 마지막이 아니다"라며 "세계가 겪을 경제적 어려움과 우리에게 미칠 악영향에 대비하기 위해 적극적인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재난기본소득도 이러한 고민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윤경 대변인도 서면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1000달러 기본소득 추진을 언급하면서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이야말로 사회적 논의를 통해 국가가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적기"라며 "이제는 사회적 공론화 테이블에서 보다 진지하고 과감하게 논의를 시작할 때"라고 전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당장 코로나19 추경의 국회 통과가 시급한 만큼 재난기본소득 논의는 잠시 뒤로 미뤄두자는 입장이었지만 추경 통과를 계기로 공론화에 나선 모습이다.
이낙연 위원장은 당정청 회의에서 "일부 지자체에서 재난기본소득에 가까운 정책의 긴급지원 정책을 펴고 있는데 바람직한 일"이라며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중앙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칠지 시범이 될 수 있다. 지자체들의 결단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지자체 차원의 현금성 지원이 성공적 성과를 거둔다면 정부의 재난기본소득 지급 결정에도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위원장은 "재난기본소득 취지를 살리는 지자체 차원의 결단에 따른 부담이 생긴다면 다음 추경으로 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부산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경북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많은 국민들이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추가지원이 절실하다"며 "이런 분들에게 재난극복을 위한 기본소득을 지급하자. 신청자 위주로 우선 지급하고 내년에 2020년도분 귀속소득 정산시 고소득자는 환수하는 방식을 제안한다"고 전했다.
서울 광진구을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국회가 코로나 추경을 통과시켰지만 추경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지금은 실탄을 아낄 때가 아니라 모든 전력과 자원을 총동원해야 마땅한 전시상황"이라며 "재난기본소득은 단순히 복지정책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에 절실한 경제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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