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코로나19 공포'…정보의 홍수에 피로감 호소

기사등록 2020/03/06 17:14:17

"뉴스에 우울감 가중…마스크 대란 지나쳐"

"코로나 문제지만, 사람 없는 거리도 문제"

"마스크 대란 등 사회멈출 정도인가" 반응

[서울=뉴시스]김근현 기자 = 시민들이 5일 오전 서울 강동구 한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 서 있다. 2020.03.05.khkim@newsis.com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달이 넘어가며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민들은 계속되는 코로나19 소식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확진 환자와 사망자가 나오고는 있지만, 경증 환자 비율이 높은데다 치사율이 예상보다 높지 않은 만큼 사회가 마비될 정도의 난리가 발생하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최근 일을 쉬고 있는 직장인 A(34·여)씨는 6일 "뉴스가 더 우울감을 가중시키는 것 같다. 처음에는 (뉴스를) 무조건 봤는데 1부터 10까지 다 코로나 얘기만 나오니 이젠 시청 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했다"면서, "젊은층은 걸릴 확률이 낮지 않나. 마스크가 없어서 동동거릴만큼의 그게 맞나 (싶다)"라고 말했다.

제약업계에서 일하는 50대 남성 박모씨는 "나이가 나이이니 지방 출장을 갈 때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긴 하지만, 이제 조금은 과하다 싶다"면서 "치료할 수 있는 약이 나오는 게 우선이지만 시내에 사람이 이렇게나 없어지는 것도 문제"라고 언급했다.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40대 여성 홍모씨도 "아이들하고 텔레비전을 보다가도 뉴스가 나오면 이제는 채널을 돌려버린다"면서 "아이들 때문에 걱정돼서 나가는 횟수를 줄이긴 했지만, 나이 드신 분들만 위험하다고 하는 요즘 소식 들어보면 그렇게 요란을 떨 문제는 아니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유통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최모(35)씨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나라가 언제부턴가 국론이 분열돼서 사람들이 편가르기 하는 게 있다. 조국 사태 때도 그렇고, 이번 사건도 정치 이념이 다른 국민들끼리 싸움을 하고 있다"면서, "갈등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으쌰으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데, 나는 그것에서부터 오는 피로감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온라인 상에서도 일부 네티즌들은 비슷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6일 오전 서울 지하철 내에서 서로 떨어져 앉아 있다. 2020.03.06. mspark@newsis.com
트위터 아이디 '레*'는 "코로나 걸린다고 다 죽나. 그만 좀 했으면 좋겠다"라면서 "어차피 감기 증상이고 메르스 때랑 똑같은데, 하루종일 뉴스는 코로나만 나와 지겨워 죽겠다"라고 적었다.

트위터 아이디 '당*'은 "코로나 걸린다고 해도 별로 무섭지도 않고, 개인 면역과 위생으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언론에서 이제 그만 좀 했으면 좋겠다"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일련의 사회 현상들이 조금은 지나쳤다고 볼 수 있는 근거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진자의 대부분은 경증인데다 치사율이 예상보다 낮다는 연구결과 등을 감안하면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거나, 머리 끝부터 어깨 끝까지 감싸는 코로나 모자가 등장하는 등의 모습은 과하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의 80% 가량은 경증 환자다. 젊은 경증 환자들의 경우 대체로 1~2주 안에 증상이 호전됐고, 감기약만으로도 효과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는 앞서 유행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보다 치사율도 낮은 편이다. 현재까지 국내 코로나19 치사율은 0.65%이다. 사스와 메르스의 치사율은 각각 10%, 34%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3일 세계 코로나19 사망률이 3.4%라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연구진도 치사율이 1.4% 정도라고 분석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 등 전문가들도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까지 포함하면 실제 치사율은 1% 이하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6일 오전 울산 북구 화봉사거리에서 구청공무원, 자율방역단, 53사단 제7765장병들이 도로변을 소독하고 있다. 2020.03.06. bbs@newsis.com
물론 고령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치사율이 높다는 점, 아직 치료제 등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은 여전히 주시해야 하는 부분이다.

지난달 18일 공개된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CDC) 자료에 따르면 치사율은 20~40대의 경우 1% 이하, 50대는 1.3%에 그쳤다. 하지만 60대는 3.6%, 70대는 8.0%, 80대는 14.8%로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높아졌다.

치료제의 경우 전 세계 곳곳에서 관련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1년 가량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코로나19 약물 재창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미국 FDA에서 허가를 받아 안정성이 입증된 약물 가운데 코로나19에도 효능이 있는 약물을 찾아내는 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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