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보냈는데 정작 미국은 의미 있는 기여 평가 안해"

기사등록 2020/03/06 14:08:21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 견해

"동맹 역할에 있어서 우리의 레버리지가 약해"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청해부대(31진 왕건함) 대원들이 지난 1일 (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항 동남방 240NM(445km), 두쿰항 동방 80NM(148km) 해상에서 표류 중이던 이란 국적의 선박 ‘ALSOHAIL호’를 발견해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2020.02.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우리 정부가 각종 우려를 무릅쓰고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활동하던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했지만 정작 파견을 요청했던 미국이 그리 높이 평가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은 6일 '솔레이마니 사망과 이란 총선 이후 미국-이란의 대립 악화'란 글에서 "미국은 이란과의 관계 악화를 무릅쓴 우리의 결정에 대해 의미 있는 역외 기여로서 평가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 센터장은 이어 "이는 동맹 역할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인 판단에 맞선 우리의 레버리지가 여전히 약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청해부대 파견으로 우리나라와 이란과의 관계 역시 악화됐다는 평가다. 장 센터장은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가 유사시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 활동하되 미국 주도의 호위체에는 참여하지 않는 내용"이라며 "그러나 독자 파병 형식에도 불구하고 이란 강경파가 강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한-이란 관계는 경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센터장은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한반도 상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미국이 이란 핵문제에 집중하는 동안 북한은 핵무력 건설의 '새로운 길'에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미국은 이란과의 치킨게임에 몰두하느라 북한 문제를 '관리' 수준에서 접근할 수 있다"며 "솔레이마니 사망과 이란 총선 이후 더욱 악화된 미국과 이란 간의 대립이 한반도 의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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