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위축에도 공급 감소 더 크게 작용
항공유 수요 둔화 등으로 중간유분은 부진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정유사들의 수익성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이 이달 들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 우려로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됐으나 중국 설비의 가동률 조정으로 제품 공급 감소가 더 크게 작용한 결과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이달 둘째 주 배럴당 4달러로 집계됐다. 전주 대비 배럴당 1.5달러 오른 수치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금액이다. 통상 국내 정유업체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최근 정제마진은 지난해 4분기부터 급락해 전반적으로 약세가 이어졌다. 주간 단위로는 11월 셋째 주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지난달에도 1달러를 밑돌았다.
수요 감소에 공급 과잉까지 맞물렸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 전쟁에 따라 휘발유·경유 수요는 감소한 반면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과 중국 정유공장 가동으로 공급은 오히려 늘고 있다.
그러다 이달 들어 중국의 정제설비 가동률 하향에 따른 공급 감소 영향으로 마진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상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주 가동률이 급감(16.2%p)했던 중국 티팟(teapot) 설비의 경우 이번주 추가적인 하향 조정(41%, -4.6%p)이 나타났다"며 "국영 업체들의 가동률도 79.3%( 3.2%p)로 80%를 밑돌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간유분인 경유 등유 항공유의 경우 코로나19 발병에 따른 항공유 수요 둔화로 상대적으로 부진한 마진 흐름이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교보증권은 "중국 정유 기업의 적자로 인해 조기 가동률 상향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아시아 정제마진 반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1월 싱가포르 선박용 경유(MGO) 거래량이 12% 증가하는 등 점진적으로 국제해사기구(IMO) 효과가 시현돼 정유사 이익 증가로 귀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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