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선관위 과거 모의선거 단속 왜 안했나"
전교조 "교사 자율이라는 교육권 침해 결정"
"교육부 먼저 나서야 했다…법 제정 나서야"
서울시교육청 '침묵'…"대응책 마련 고심 중"
7일 교육계는 선관위 모의선거교육 불허 결정에 대해 입장에 따라 "당연하다", "과도하다"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4·15 국회의원 총선거가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야 결정한 것을 두고는 질타가 계속됐다.
모의선거 교육이 '교실 정치장화'를 부른다는 입장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당연한 결정"이라면서도 "선관위가 교통정리를 빨리 하지 못한 점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교총 조성철 대변인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모의선거교육 계획을 발표했을 때 명확한 입장이 나와야 했다"며 "(모의선거는) 안 된다 했지만 이유가 명확치 않고 애매하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공직선거법 108조 2항을 보면 누구든지 선거일 60일 전부터 여론조사를 할 수 없는데 과거 일부 단체들이 모의선거를 할 때 선관위가 단속을 하지 않았다"며 "새로운 논란을 일으킬 여지가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민주주의를 확장시킨 선거연령 만 18세 하향 결정의 취지를 무색케 했다"며 "잔칫집에 재 뿌리는 격"이라고 선관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전교조 정현진 대변인은 "18세 유권자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행하는 모든 모의선거 교육을 불허했다는 점에서 선관위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민주시민 양성 교육의 강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관위는) 교육 현장의 자율이라는 교육권을 심각히 침해했으며 교사들을 잠재적 선거사범으로 보는 불신의 증거"라면서 "대비나 보완이 아닌 금지의 방향으로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민주시민교육교원노조 위원장은 "과도기적인 단계라 그러니 원칙적으로 선관위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학생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도 교육자들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교육부가 사전 준비 없이 마치 선관위의 하부 조직처럼 움직인다는 비판이 있어 유감"이라며 "교육부는 교육적 합의를 통해 한국형 보이스텔바흐 원칙을 마련하고 관계 법령 제정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선관위는 지난 6일 전체 위원회의를 열고 "선거권이 없는 학생이라도 선거에 임박해 교원이 교육청의 계획에 따라 모의투표를 하는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선관위는 "유권자에게 참정권의 소중함과 올바른 주권 행사 방법을 일깨워 줄 교육의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민주시민교육의 일환으로 교육기관과 협의해 선거 관련 제도, 절차, 법규 교육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당황스럽지만 내부 논의를 거쳐 이미 진행해오던 모의선거교육 과정을 취소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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