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신종코로나 16번 확진자 다녀간 병원 안팎 '노심초사'

기사등록 2020/02/04 15:57:41

입원·통원환자 등 100여명 출입 통제

보건당국, 방역 뒤 폐쇄여부 정밀 검토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16번째 확진 환자인 40대 여성이 지난달 진료를 받은 광주 광산구 모 중형병원의 출입문이 4일 폐쇄돼 있다. 보건당국은 방역·소독작업을 마친 뒤 병원 시설 폐쇄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02.04.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이 병원을 다녀간 거에요?"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16번째 확진 환자가 지난달 진료를 받은 광주 광산구의 어느 중형병원.

병원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마다 '출입문 폐쇄'라고 쓰여진 종이가 붙었다. 유리문 너머로 방역 마스크를 쓴 입원 환자들과 병원 관계자들이 분주히 오갔다.

일부 입원환자의 가족들은 병원 출입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병원 안에 머물고 있던 내원 환자들은 열리지 않는 문 앞에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되돌렸다.

가족들은 '병원이 폐쇄되면 어떻게 되느냐', '건강상태가 어떤지 직접 봐야겠다'며 출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번번이 병원 관계자들에게 가로막혀 초조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 보호자는 "건물이 통째로 폐쇄되면 실내에 남은 환자들은 감염 위험이 높은 것 아니냐. 보건당국의 발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다른 보호자는 "이 병원에서 진료받은 지 일주일 가량 지났다는데 여태 몰랐던 것이냐"며 분노했다.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16번 확진 환자가 확인된 4일, 확진자가 진료를 받은 광주 광산구 모 중형병원의 출입문에 병원 관계자가 임시 휴진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2020.02.04. wisdom21@newsis.com

이 병원에는 입원·통원 환자와 병원 관계자를 비롯해 100여명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폐쇄 여부를 묻는 전화가 빗발쳤는지, 병원 관계자 1명은 '출입문 폐쇄' 안내문을 떼냈다. 같은 자리에는 '병원의 사정으로 임시 휴진합니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그 사이 흰 보호복을 입은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소독 장비로 실내 구석구석을 방역하는 모습도 보였다.

병원 관계자도 곤혹스러워 하며 "최선의 방역 노력을 하고 있다"고 짧게 밝혔다.

길을 지나던 시민들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병원 앞 취재진을 향해 '확진 환자가 이 병원에서 진료받은 게 사실이냐', '병원 근처도 감염 위험이 높은 것 아니냐'며 질문을 쏟아냈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16번 확진 환자가 확인된 4일, 확진자가 진료를 받은 광주 광산구 모 중형병원에서 보건당국이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2020.02.04. photo@newsis.com

일부 시민들은 종종 걸음으로 병원 앞을 재빨리 지나가기도 했다.

오후 3시께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들은 뒷문을 통해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방역·소독을 마친 병원을 둘러보고 환자 상태를 살핀 뒤 임시폐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한 폐렴 16번째 확진자인 42세 여성 A씨는 지난달 27일 고열 증세로 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A씨는 이달 3일 증상이 악화돼 광주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져 국가 지정 격리병실에서 치료 중이며, 이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16번 확진 환자가 확인된 4일, 확진자가 진료를 받은 광주 광산구 모 중형병원 건물에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2020.02.04.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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