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당과 선 그으며 '우한시 책임' 밝혀
"지난 12일께 봉쇄령 내렸다면 확산 막았을 것"
의료용품은 "긴장된 평형 상태 유지" 모호한 답변
[서울=뉴시스] 이재준 양소리 기자 =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병의 진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최고 지도부는 초기 대응에 실패해 사태가 심각해졌다며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고 말했다.
중국 신화망(新華網) 등에 따르면 마궈창(馬國强) 중국공산당 우한시위원회 서기는 31일(현지시간) 중국중앙(CC)TV에 출연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부끄럽다. 자책 중이다"고 밝혔다.
마 서기는 "좀 더 빠르게 엄격한 조치를 취했다면 결과는 지금보다 좋았을 것이다. 전국 각지에 미치는 영향도 적었을 거라 생각한다"며 뒤늦게 후회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우한의 병원에 온 첫 확진환자가 항생제 투여 후에도 차도가 없다는 병원의 보고를 받았을 때, 또 다른 병원에 비슷한 환자가 나왔을 때, 태국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가 나왔을 때"를 후회되는 순간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태국에서 환진환자가 발생했던 지난 12~13일께 봉쇄령을 내렸다면 지금처럼 상황이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고 부연했다.
의료용품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모든 의료용품은 '긴장된 평형' 상태"라며 모호하게 답했다.
그는 "항상 (의료용품이) 충분한 상태는 아니라는 뜻"이라며 "모든 병원들이 마찬가지겠지만 현재 (의료용품이) 충분하더라도 두 시간, 세 시간 후에도 이 상황이 유지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당과 국무원 등이 전력을 다해 우한을 돕고 있다"고 했다.
이날 마 서기의 발언은 신종 코로나가 중국 전역에 퍼진 책임이 자신을 포함한 우한시 지도부에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마 서기는 자신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당과 중앙정부에 큰 걱정을 끼쳤다"고 말하며 중앙당과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1일 오전 0시 기준 중국 31개성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누적 사망자는 259명, 확진자는 1만1791명이라고 발표했다.
후베이성의 누적 확진자는 7153명, 사망자는 249명으로 집계된다. 우한의 사망자만 192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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