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조선시대 중요한 포구였지만 지금은 정보에 기반한 첨단도시와 전통마을이 공존하는 재송마을에 대한 마을민속지 이다. 재송마을의 원류인 재송포가 수영강을 통해 지금까지 흘러온 역사와 오늘날 재송마을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김해창 경성대(건설환경도시공학부) 교수가 인저리타임(대표 조송현)과 함께 저술 작업을 했다.
책은 고지도 속의 재송포(裁松浦)를 살핀다. 고지도에는 수영강 중심의 포구로 지금의 재송동 일대에 ‘재송포’ 지명이 전해진다. 재송포는 1652년 수영강 일대에 설치된 경상좌도 수군절도사영과 관련한 대표적인 포구였다. 재송포는 장산 소나무를 베어 조선골이라는 곳에서 조선 수군의 전선(戰船)을 만드는 수영강의 가장 큰 포구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영만으로 출어하는 어선들의 전진기지 역할도 했을 것이다.
김해창 교수는 “재송포는 장산의 소나무, 경상좌수영, 조선통신사 선박 건조, 수영강, 수영만 등과 어우러져 조선시대 부산지역의 내륙물류기지로서 번창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송포는 조선 역사서에 동래읍성에서 동쪽 10리로 표시돼 있다. 앞마을, 뒷골, 서당골, 조선골 등 그 지명을 통해 재송포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이 지역은 과거 은진 송 씨의 집성촌으로 학문을 숭상한 전통도 내려온다.
재송포 일대는 일제시대 일본인들의 골프장이었다가 해방 전후 수영비행장으로 변모해 1970년대 중반까지 중요한 내륙 물류기지 역할을 했다. 동해남부선이 지나던 이곳은 1980~1990년대 컨테이너 야적장으로 이용됐으나 현재는 해운대의 요지인 센텀시티로 바뀌었다.
이 책 저자들은 “재송포를 찾는 일은 부산항의 역사를 찾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부산항은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근대 개항을 했으나 역사적으로 왜(倭)와의 교역을 보면 1407년(태종 7년) 왜인 선박에 기항하도록 허락하고 행장을 발행해 살게 해준 부산포 개항까지 600년 이상 거슬러간다.
책은 재송포의 역사에 관심을 갖고 10여 년 전부터 ‘재송포 역사 찾기’를 하고 있는 재송마을 사람들에도 주목한다. 재송마을 주민들은 재송포를 기억하고 이를 기리는 취지로 재송포 축제를 2007년부터 열고 있다. 주민들은 당제를 지내고, 재송시장 상인들은 상가에 재송역사박물관도 만들어 놓았다.
조송현 대표는 “재송마을은 해운대의 오지, 소외된 지역이 아니라 오늘날의 해운대를 만들어 온 주역이었다”며 “이 책은 재송마을의 과거와 현재의 역사를 통해 수영강의 새로운 비전을 지역주민과 전문가들과 함께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학연구센터는 오는 2월 4일 오후 해운대구 재송1동 주민센터에서‘재송마을의 재발견’주제의 북 콘서트를 개최한다. 재송마을 소개와 재송마을을 중심으로 하는 미래 그랜드 디자인 제언, 토론 순으로 진행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heraid@newsis.com